"코바나 직원 아냐"던 대통령실 "맞다"고 번복
野 "김 여사는 공사 구분 못해…연일 문제 일으켜"
尹 "봉하는 누구나 갈 수 있는 곳" 반박
'제2부속실' 신설 의견엔 "여론 수렴하겠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문 일정에 지인과 동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과 의혹도 커지고 있다. 무속인 의혹은 사그라들었지만 동행인이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 직원이었던 사실은 물론 동행인이 1명이 아닌 여러명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결국 4명 동행인 중 3명이 코바나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은 '비선'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고 윤 대통령은 "봉하마을은 국민 누구나 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가 과거 회사(코바나컨텐츠) 직원과 봉하마을을 동행하고, 대통령실 채용 중이란 논란이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봉하마을은 국민 누구나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지금 공식적인 수행, 비서팀이 전혀 없어 혼자 다닐수도 없다. 방법을 알려달라"고도 했다.
앞서 김 여사가 13일 봉하마을을 방문할 당시 동행한 지인이 김량영 충남대학교 겸임 교수이자, 코바나컨텐츠 직원이란 사실이 확인되자 '공식 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이가 현장에 동행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또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날 김 여사와 동행한 이들은 1명이 아닌 3명이며 이들 모두 코바나콘텐츠 임직원이었다. 또 이들 중 2명은 대통령실 채용 과정이 진행 중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시 동행인은 4명의 여성으로 1명은 김 교수, 나머지 2분은 대통령실 직원으로 코바나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고 밝혔다. 동행인 4명 중 3명이 코바나 출신인 셈이다. 또 이들 중 2명은 현재 대통령실 소속이다.
전날엔 "코바나 직원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던 대통령실 관계자가 답변을 번복해, 기자들과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취재진이 "대통령 취임 아니었으면 코바나에서 아직 일하고 있었을 분들이 자연스럽게 대통령실에 채용된거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 관계자는 "최근에 그만뒀지만 현재 (코바나) 직원은 아니라는 뜻"이라며 동문서답했다. 이에 또 다른 취재진이 "현직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꼬집자 이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들도 원래 잘 알고 편한 분들과 함께 일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비선'이라는 표현을 쓰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지금 김 여사와 그 주변은 공사 구별을 하지 못한 채, 연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김 여사는 사적으로 봉하마을을 간 게 아니다. 수행원의 자격이 지인, 친구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언론을 통해 사진에 나온 분은 저도 잘 아는 제 처의 오래된 부산 친구"라며 "여사님(권양숙 여사)을 만나러 갈 때 좋아하는 빵 등 많이 들고간 모양인데, 부산에서 잘 아는 집을 안내해 준 것 같다. 들고 갈게 많아서 같이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잇단 김 여사 행보에 대한 논란으로 정치권에서 '제2부속실'을 만들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엊그제 봉하마을도 애초 비공개 일정이었지만 언론에 보도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다 보니 공식, 비공식 일정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모르겠다"며 "저도 시작한지 얼마 안 돼, 어떤 식으로 정리해야 할지에 대해 국민 여론도 들어가며 생각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