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MLF금리 동결‧정부 경기부양 조절론에 3분기 반등도 어렵나

입력 2022-06-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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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공급, 정부 경기부양책 모두 기대에 못 미쳐
문화대혁명 이후 최악 2020년 경제성장률에 뒤처질 가능성

▲5월 25일 리커창 중국 총리가 중국 공산당 경제안정정책 화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중국의 경제지표들이 바닥을 치면서 여름에도 경제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과도한 경기부양은 자제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경제 성장에 대한 위기의식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더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서지 않는 이상 3분기 경제 반등도 미미하거나 어려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중국이 상하이와 베이징 등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최악의 슬럼프를 겪은 뒤 봉쇄 조치 해제, 정부의 경기부양책 실시 등에 따른 경기 활성화 기대가 커졌지만, 전문가들은 지금 정도의 유동성 공급으로는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HSBC가 발표한 중국의 5월 인프라 투자는 지난해 동월 대비 7.3% 늘어 4월 증가율인 2.8%보다 2배 이상의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윈드에 따르면 최근 6주간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도 크게 늘어 6월의 인프라 투자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생산도 수출과 자동차 생산이 반등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5월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동월 대비 12.5% 줄었는데 이는 4월 감소폭인 47.6%에서 35.1%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정부가 6월부터 자동차 판매에 대해 대규모 감세 정책을 실시한다고 밝히면서 6월 판매 수치도 개선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러한 움직임을 뒷받침해줄 재원 공급이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점이다. 인민은행은 정부의 경기 부양 지원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날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지난달에 이어 2.85%로 동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MLF 금리를 낮추면 위안화가 약세를 보여 대규모 자본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4월 인민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위해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한 이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6% 이상 떨어진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지방정부들은 특별채권 발행 할당량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요 자금 공급원인 토지 매각에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특별채권은 소진되고, 토지 거래도 부진하면서 하반기 ‘재정 절벽’이 눈앞에 닥쳤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중국 국무원이 과도한 경기 부양책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경제에 대한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화폐를 지나치게 찍어내지 않고, 미래를 미리 당겨쓰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 중앙과 국무원의 계획에 따라 안정 성장 기조에 입각한 가운데서도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경제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간 투자 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국무원은 14차 5개년 경제계획(14·5계획) 차원에서 마련한 102개 중점 인프라 프로젝트 중 일부를 민간 투자 시범 프로젝트로 지정해 민간 자본의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 주도의 강한 경기 부양 기조와는 다른 분위기다.

인민은행의 MLF 금리 동결, 정부의 경기부양 조절론이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정부가 연초에 목표한 5.5%는커녕 문화대혁명 이후 최악이었던 2020년의 2.3%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31개 중점 도시의 실업률은 6.9%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고, 1000만 대졸자들이 쏟아질 예정인 가운데 청년 실업률도 18.4%로 최고치를 찍는 등 민생과 직결되는 고용 안정도 흔들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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