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임대차법 개선안을 통해 임차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임대주택 공급 늘리기에 나선다. 임대차법 시행 2년을 맞아 올해 8월부터 갱신권이 만료된 매물들이 나오는 만큼 전세난이 해소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정부가 발표한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에 따르면 8월 계약갱신 청구권이 만료되는 매물들이 나오는 만큼 임차인의 부담을 덜어주고, 임대공급을 늘린다. 계약갱신 청구권을 사용하면 최대 4년간 보증금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그간 업계에서는 한 번에 보증금을 올려받으려는 집주인들이 늘어 전셋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먼저 향후 1년간 갱신 계약이 만료되는 임차인을 대상으로 버팀목 전세대출 보증금 및 대출 한도를 확대한다.
현재 정부는 만 19~34세, 연 소득 500만 원 무주택자, 부부합산 순 자산 3억2500만 원 이하인 서민을 대상으로 버팀목 전세대출을 저리로 지원하고 있다. 이번 대출 확대를 통해 수도권의 경우 보증금이 기존 3억 원에서 4억5000만 원으로, 지방은 2억 원에서 2억5000만 원으로 확대된다. 대출한도는 수도권이 기존 1억2000만 원에서 1억8000만 원으로, 지방은 8000만 원에서 1억2000만 원까지 늘어난다.
월세 세액공제도 확대한다. 현재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무주택 가구주가 부담하는 월세액에 대해 연 750만 원 한도로 최대 12% 세액공제를 해주지만, 이를 최대 15%까지 상향해주기로 했다. 하반기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이후 올해 월세액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전세금·월세 보증금 대출 원리금 상환액 소득공제도 확대한다. 현재 연 300만 원 한도로 40% 소득공제를 하고 있는데, 공제 한도를 400만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빠른 월세화에 대비해 월세 세액공제 비율을 확대하고, 갱신만료 임차인의 전세대출 지원을 강화하는 전략은 단기 임대차 지원 정책으로 적합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상생임대인에게는 양도세 비과세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2년 거주요건 면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상생임대인이란 직전 계약 대비 임대료를 5% 이내로 인상한 금액에 신규(갱신) 계약을 체결한 임대인을 말한다.
현재는 임대개시 시점에 1가구 1주택자면서 9억 원(기준시가) 이하 주택을 상생임대주택으로 정의했는데 앞으로는 임대 개시 시점에 다주택자이지만 향후 1주택자 전환 계획이 있는 임대인도 혜택이 적용된다.
애초 정부는 올해 말까지 상생 임대인에게 양도세 비과세 2년 거주요건 중 1년을 인정하기로 했지만 2년 거주요건을 전부 면제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2년 거주요건도 면제하기로 했다. 이러한 혜택은 2024년까지 적용된다.
함 랩장은 “상생임대인 양도세 특례를 다주택자에게 확대하더라도 세제 혜택이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2년 거주요건 면제 등으로 제한돼 다주택자가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하기에는 제한적”이라며 “다주택자를 임대인으로 변환시키기 위해 아파트 매입 임대 사업자 세제 혜택 유인을 재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8월에 우려되는 전세 대란은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계약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것 자체가 8월 이후 시점으로 분산됐기 때문에 8월에 집중적으로 전세대란이 폭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간 지적돼 온 이중 가격, 삼중 가격 문제는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