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이 한국·대만 정부에 삼성전자·TSMC가 미국에서 첨단 반도체를 만들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슈미트는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반도체 의존이 미국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미중 반도체 경쟁에서 미국이 승리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제안했다.
슈미트는 "한국·대만은 미군의 안보 공약에 의존한다"며 삼성전자가 퀄컴·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과 합작투자를 하면서 미국의 공약 이행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대만 정부에 대한 영향력 행사와 미국의 세제혜택·보조금을 거론하며 "삼성전자·TSMC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는 게 자신들에게 이득임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TSMC가 스마트폰·노트북·탄도미사일 등에 필요한 첨단 반도체의 92%를 만든다"며 "대만의 반도체 생산 능력이 작동하지 않거나 중국의 수중에 들어가면 미국의 기술 분야는 황폐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이 오는 2025년께 대만을 넘어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국이 될 것을 전망했다. 이미 전 세계 회로기판(PCB)의 절반 이상을 중국이 만든다고 우려했다.
슈미트는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서 지속적인 이점을 발전시킨다면, 미국이 대적할 수 없는 근본적 기술의 돌파구를 만드는 것"이라며 "미국은 반도체 경쟁에서 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