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명물이었던 세계 최대 수상 식당 ‘점보’가 전복된 가운데 소유주가 보험금 수령을 위해 일부러 침몰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1일 홍콩 해양 당국은 성명을 통해 점보의 모회사 홍콩자음식기업에 이번 사고와 관련하여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성명을 통해 점보가 캄보디아로 옮겨지는 것을 승인했다.
‘점보’는 1976년 마카오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가 3200만 홍콩달러(약 53억원)를 들여 세운 수상 식당이다. 홍콩의 명소로 약 40년간 유명세를 탔다. 특히 ‘007시리즈’, ‘무간도’ 등 해외 명화를 비롯해 국내 영화 ‘도둑들’에서도 등장하며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관광객이 끊기자 점보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2020년 3월 영업을 중단했다. 이후 2년간 새로운 주인을 물색했으나 쉽지 않았고 기부를 하는 방안도 모색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홍콩자음식기업은 지난달 30일 ‘점보’의 완전 폐업을 선언, 지난 14일 점보는 예인선을 통해 홍콩을 떠났다. 점보를 홍콩에 정박할 경우 해상 면허 갱신 등 막대한 유지비용이 들어 회사 측은 동남아 지역에 적당한 정박 장소는 물색했으나 목적지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점보는 예인선에 끌려간 지 약 5일만인 18일 오후 남중국해 시사군도(파라셀군도)를 지나던 중 배에 물이 차며 기울기 시작했고 19일 완전히 전복됐다. 예인 회사의 구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 수심이 1000m가 넘어 인양도 어려운 상황이다.
점보가 가라앉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점보의 전복 사고를 두고 음모론도 불거졌다. 소유주가 유지 비용 절감과 사고 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해 점보를 일부러 침몰시킨 것 아니냐는 것.
22일 홍콩의 일간 명보 역시 “점보는 자체 동력이 없고 선체는 네모나며 여러 층이 높이 쌓여 있어 강한 바람이나 큰 파도에 쉽게 뒤집힐 수 있다”라며 “처음부터 포기할 생각이 아니었다면 소유주는 사전에 적절한 대비를 해야 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바다는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아니다”라며 점보 소유주가 행선지를 밝히지 않은 점 등으로 인해 의문이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이공대 스티븐 리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점보의 인양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비용이 1000만 홍콩달러(약 16억원)를 넘어설 것”이라며 국제 해양법상 항해에 방해되지 않을 경우 소유주는 배를 수습을 책임은 없으나, 고의 침몰 사고의 경우 형사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