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동력’ 예스파워테크닉스 매각 후 주가 우하향 이어져
매각 공시 후 두달여간 개인 투자자 ‘팔자’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예스티가 자회사 매각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장동복 대표가 특수관계에 있는 비상장법인까지 동원해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지만, 성장 동력 상실에 대한 주주 실망감과 시장 전반의 침체를 당해내지 못하는 양상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 최대주주인 장동복 대표는 이달에만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장 대표는 이달 10일 3만8000주를 매입한 데 이어 20일엔 두 차례 장내매수를 통해 5만7352주를 사들였다. 장 대표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되는 비상장법인 예스도 지난달부터 수차례 예스티 주식을 매입했다.
최대주주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은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다. 예스티는 올해 4월 자회사 매각을 기점으로 주가가 하락세다. 앞서 4월 회사 측은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예스파워테크닉스 지분을 198억 원에 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자회사가 회사 미래 성장 동력으로 여겨졌다는 점이다. 예스파워테크닉스는 국내 업체 중 SIC 사업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회사 미래 성장 동력을 매각했다는 소식에 공시 다음날 주가는 29.61%(3050원) 하락해 '하한가'를 쳤다.
급락한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해 장 대표는 자사주를 매입하고, 매각에 대해 주주에게 직접 설명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방어 태세를 취했다. 실제 이 영향으로 4월 말 급락했던 주가는 5월 초 반등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은 ‘반짝 효과’로 그쳤다. 지난달 6일 8800원까지 회복했던 주가는 이후 미국 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코스닥이 연저점을 기록하며 휘청이자 덩달아 하락했다.
이달 23일엔 주가가 52주 최저가(5960원)을 기록했다. 자회사 매각으로 주가가 급락하기 전날인 4월 26일 종가 1만300원과 비교하면 주가는 약 두달 사이 42.13% 하락했다.
결국 성장 동력 상실에 대한 개인 투자자 실망감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자회사 매각이 공시된 다음날인 4월 27일부터 6월 24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예스티 주식 50억9400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 예스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소액주주 1만7554명이 발행 주식의 71.45%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예스티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31억 원 영업손실 2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6.5%가량 늘었지만, 손실 폭이 6억 원에서 22억 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