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이달 들어 잇따라 신작을 발표하고 있다. 출시 초기 성적표가 순조로운 만큼 부진했던 실적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넷마블은 지난 15일 ‘머지 쿵야 아일랜드’를 출시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2022년은 자체 IP 확장 원년”이라고 밝힌 만큼 기존 인기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쉬운 조작과 귀여운 캐릭터, 부담스럽지 않은 과금에 ‘힐링 게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출시 후 양대 마켓 인기순위 2위에 오른 뒤 현재까지 10위권 내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출시했다. 우마무스메는 경마를 모티브로 한 서브컬처 게임이다. 서브컬처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 지난해 먼저 출시해 1년 넘게 서비스 중이다. 매출 규모는 1조 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순위도 당초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꽉 잡고 있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우마무스메는 리니지W, 오딘 등을 제치고 26일 오전 10시 기준 2위에 자리했다.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앱스토어 순위 역시 1위를 지키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23일 미르M을 출시로 신작 행렬에 합류했다. 미르M은 위메이드의 ‘미르’ 시리즈 최신작이다. 원작을 계승하면서 현대적 게임 시스템을 접목했다. 미르M은 22일 시작한 사전다운로드부터 앱스토어 인기순위 3위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다만 이용자들 사이에서 P2W게임(Pay to Win)이라는 지적이 나와 흥행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작 출시는 7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넷마블이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의 출시일을 다음 달 28일로 확정했고, 컴투스가 내달 중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게임 모두 기존 IP가 검증된 만큼 기대감이 적지 않다.
잠잠했던 게임업계가 연이어 신작을 내놓으면서 부진했던 실적도 반등할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 게임업계 1분기 실적은 신작 부재와 기존 게임의 하향 안정화,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사실상 종결되면서 최근 개발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며 “신작의 흥행 여부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보이나 전체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작의 저주’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작의 저주는 게임사 주가가 신작 발표 직후 급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소울2’, ‘리니지W’ 등 신작을 출시한 직후 주가가 각각 15%와 9%대 급락을 보였다. 펄어비스도 올해 ‘검은사막M’을 중국에 출시한 다음 날 주가가 약 24% 빠졌다. 우마무스메와 미르M도 비슷한 패턴을 나타냈다. 두 게임 모두 출시 당일 주가가 하락했다.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기존 게임의 단점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등 기대감에 미치지 못하면 구원투수가 되긴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