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69%, 원재료값 상승에 제품 및 서비스 가격 인상
하반기도 물가 인상 전망… 가격 인상과 고용 축소 등으로 대응
올해 우리나라 기업 10곳 중 7곳이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및 서비스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 기업은 하반기에도 물가 상승을 예상했으며, 대응책으로 ‘가격인상’과 ‘고용조정’, ‘투자 축소’ 등을 꼽았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2022년 6월)’ 내 ‘이슈 모니터링: 최근 물가 상승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이 5월 12일~6월 2일 중 전국 570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350개 기업 모두는 원재료 가격이 전년 대비 올랐다고 답변했다. ‘20% 이상’ 상승했다는 응답도 40%에 달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전체 기업의 69%는 제품·서비스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아직 인상하지 않은 업체들(31%)도 상당수 있었으며, 특히 건설업은 47%가 인상을 미룬 것으로 조사됐다. 인상을 미룬 업체 중 절반 정도는 올해 안에 인상을 계획하고 있었다. 건설업의 경우 89%가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으며, ‘20% 이상’ 인상하겠다고 응답한 업체의 비중도 67%에 달했다.
대다수 기업들(86%)은 올해 하반기에도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석유정제·화학의 경우 ‘다소 하락’ 또는 ‘변함 없음’에 응답한 업체가 50%를 차지해, 국제유가 등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업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물가상승에 대해서는 ‘가격 인상’(61%)으로 대응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나란히 ‘고용조정’(22.7%)과 ‘신규 투자 축소’(22.7%)가 꼽혔다.
서비스업에서는 ‘가격 인상’(45%)과 함께 ‘고용 조정’(32%)으로 대응하겠다는 응답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건설업의 경우, 가격 인상(72.2%)에 이어 신규 투자 축소(33.3%)를 물가 상승 대응책으로 선택했다.
다수 업체는 올해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사태가 ‘원재료 가격 상승’(67%)과 ‘물류비 상승’(36%)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답변했다.
또 응답 업체의 과반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올해 말까지’(60%) 지속할 것으로 봤다. ‘내년 이후’(41%)까지 내다보는 업체도 적지 않았다.
중국 일부 도시 봉쇄는 ‘수출입 지연’, ‘원재료 가격 상승’, ‘물류비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봉쇄로 인한 생산 활동 중단 경험이 있는 기업이 전체의 27%에 달했다. 봉쇄 영향의 지속 기간은 올해 말까지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한편, 기업들의 평균임금은 지난해 대비 대체로 ‘2~5%’ 정도 인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임금인상률 ‘2% 미만’으로 답했던 업체들의 73%는 내년 중 인상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