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대 최고기온 40도 넘어
원전 가동률 저하와 화력발전소 감축까지 겹쳐
일본 도쿄에서 때 이른 폭염이 발생함에 따라 전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2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27일 도쿄 일대 전력예비율이 5%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날 ‘전력수급 핍박주의보’를 발령했다.
오후 4시부터 4시 30분 사이는 4.7%, 4시 30분부터 5시 사이엔 전력예비율이 3.7%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유지해야 하는 최소 전력예비율은 3%이다.
경제산업성은 주의보 발령과 동시에 시민들에게 전력이 집중적으로 소비되는 오후 3시에서 6시경 불필요한 전등을 끄는 등의 절전 행동 지침을 전달했다. 다만 열사병 위험 등을 고려해 적절하게 냉방할 것을 권고했다.
일본 정부가 전력수급 핍박주의보를 발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력수급 핍박주의보는 올해 3월 도입됐다. 당시 일본 북동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화력발전소가 멈추면서 전기 공급이 불안정해졌고, 이로 인해 비상 대응 체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전력수급 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은 때 이른 폭염이다. 올해 들어 북반구에 이달부터 더위가 기승을 부림에 따라 일본도 기록적인 고온의 날씨를 겪고 있다.
25일 군마현 이세사키시의 기온은 섭씨 40.2도까지 올라 6월 들어 일본에서 가장 높은 기온으로 집계됐다. 도쿄 도심도 같은 날 35.4도까지 기온이 상승했다. 도쿄 도심에서 최고 기온이 35도를 넘은 시점 중 올해가 가장 이른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26일도 도쿄 일대인 간토 지역은 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곳이 많았다. 27일에도 극심한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일반적으로 7, 8월이 돼야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
뿐만 아니라 후쿠시마현에 있는 도코전력의 일부 화력발전소가 지진 피해로 가동을 멈춘 채 복구되지 못하고 있어 전력 공급 능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원전 가동률 저하와 탄소 감축을 위한 화력발전소 감축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전에는 전체 전력의 약 30%를 원전이 담당했으나 참사 이후 많은 원전이 가동을 멈췄다.
일본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후화된 화력발전소 문도 닫고 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급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