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체제 대기업, 현금자산 50조 보유...“CVC 설립 등 적극 투자 필요”

▲대기업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 (연합뉴스)

지주회사 체제 전환 대기업집단(이하 전환집단) 소속 지주회사들이 보유한 현금 자산이 5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일반지주회사(65조8416억 원) 현금 자산의 76%를 차지하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유보자금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설립 등의 적극적인 투자활동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작년 말 기준 공정거래법에 따른 2022년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작년 12월 기준 지주회사 수는 전년보다 4곳 증가한 168개(일반지주회사 158곳ㆍ금융지주회사 10곳)다.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는 48곳으로 전년보다 2곳 늘었다. 전환집단 수는 29개(3개↑)로 43곳의 지주회사를 보유했다.

중간지주회사 15곳을 제외한 142개 일반지주회사 체제 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총 65조8416억 원(평균 4637억 원)으로 전년(총 55조3490억 원, 평균 3953억 원)보다 약 19%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투자가 위축되면서 지주회사들이 체제 안에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을 많이 쌓아 둔 것이 현금 자산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중 농협을 제외한 28개 전환집단 소속 일반지주회사 체제가 총 49조8131억 원(집단별 평균 1조7790억 원)을 보유해 전체의 75.7%를 차지했다.

특히 체제 내에 1조 원 이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는 11개로 모두 전환집단 소속 지주회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환집단 소속 지주회사가 50조 원에 육박하는 현금 자산을 체제 내에 보유하고 있어 해당 유보자금이 적극적인 투자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일반지주회사의 CVC 설립이 허용됨에 따라 현재 동원기술투자, GS벤처스 등 활발한 CVC 설립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주집단의 유보자금이 CVC를 통한 벤처투자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지주회사 평균 자산총액은 2조3838억 원으로 전년대비 2240억 원(10.1%) 증가했다. 평균 부채비율은 32.7%로 전년대비 2.6%P 하락했다. 법상 기준인 200%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전체 지주회사의 소속회사는 2274곳으로 전년(2020개)대비 12.6% 증가했다. 지주회사의 평균 자(5.5→5.8개), 손자(6.2→6.9개), 증손회사(0.7→0.8개) 수는 모두 전년보다 늘었다.

전환집단 소속 지주회사의 경우에도 평균 자(10.3→11.4개), 손자(20.0→22.4개), 증손회사(2.9→3.6개) 수가 모두 증가했다. 일반지주회사의 자·손자회사 평균 지분율은 각각 71.7%(상장 40.5%·비상장 85.5%), 81.2%(상장 47.4%·비상장 83.2%)로 의무요건(상장 30%·비상장 50% 이상)을 크게 상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주회사의 평균 부채비율이 매우 낮고, 자·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도 의무요건을 크게 상회하는 등 법상 기준이 지주체제 설립·운영에 실질적인 규제로 작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