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주기 앱 개발자들 이용자 익명화 작업
미국 최대 약국 체인 CVS헬스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사후피임약 수량을 고객 1명당 3알로 제한했다. 사후피임약 재고가 아직 충분하지만, 이 약에 대한 고객의 접근권을 보장하고 원활한 공급을 위해 일시적으로 판매 수량을 제한한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약국 체인 라이트에이드코프도 같은 제한 정책을 취했다.
월마트는 구매 가능 수량에 제한을 두지 않았으나, 이번 주에는 4∼6알 정도만 구매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마트는 온라인을 통해 주문할 경우 다음 달에 발송되는 물량에 대해서는 구매 가능 수량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월그린스부츠얼라이언스(WBA)는 한때 온라인 구매에 대해 수량 제한을 뒀지만, 잘못된 조치라며 곧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후피임약 품귀 현상은 이미 예고돼왔다. 지난달 초 대법원 결정문 초안이 유출된 이후 사후피임약이나 피임 방법에 대한 인터넷 검색이 급증했다. 미국 내에서는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3종류의 사후피임약이 판매되고 있다. 이 가운데 ‘플랜 B’ 브랜드로 팔리는 한 종류만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다.
비영리단체 가족계획협회(Planned Parenthood)는 대법원 판결 이후 피임약을 사재기하는 분위기가 고조되자 “약 자체가 유통기간이 제한돼 있고, 꼭 필요한 여성이 제때에 복용할 수 없다”며 사재기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여성 생리주기 확인 앱 개발자들은 이용자 정보 익명화 작업에 나섰다. 대법원 판결 뒤 자신들이 보유한 민감한 데이터들이 낙태가 불법화될지 모를 주(州)에선 앱 이용 여성들에게 불리하게 쓰일 수 있게 됐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미국 전체 주의 절반이 넘는 26곳에서 여성의 임신중단 권리를 금지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4일 임신 후 약 24주까지 낙태를 인정한 1973년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파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