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금융위원회, 외환은행 매각 승인 의도적 지연"
정부 "형사재판 진행 따른 정당한 지연…협상 개입 없어"
미국 사모펀드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의 중재 절차가 완료됐다.
29일 법무부에 따르면 중재판정부는 한국시각으로 29일 절차종료 선언을 했다. 이는 중재 절차가 완료됐음을 뜻한다. 2016년 6월 최종 심리기일이 종료된 지 6년여 만이며, 론스타가 제소한지 10년여 만이다.
절차 완료 선언일 이후 120일 이내에 선고가 이뤄진다. 다만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180일 이내 선고할 수 있다.
론스타는 2012년 11월 금융위원회가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이유 없이 지연하고, 국세청이 자의적 과세를 했다는 이유로 우리 정부를 상대로 46억 7950만 달러(한화 약 6조 426억 3835만 원)를 청구하며 중재판정부에 제소했다.
론스타는 2003년 1조 3834억 원에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2007년 HSBC와 60억 1800만달러 상당의 외환은행 매각계약을 맺었지만 2008년 HSBC가 인수를 포기해 거래가 무산됐다. 론스타는 2012년 하나은행에 외환은행을 3조 9157억 원에 매각했다.
론스타는 이 과정에서 금융위원회가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지연시켜 가격이 떨어져 손해를 입었고, 국세청이 차별적으로 과세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론스타가 ISDS에서 승소하면 손해배상금에 세금을 부과할 수 있어 이 금액까지 손해배상금 액수에 포함시켰다.
반면, 우리 정부는 당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매각 승인을 정당하게 연기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외환은행 매각 가격이 내려간 이유도 론스타가 형사사건에서 유죄를 선고받았기 때문이고, 정부는 매각 협상에 개입하거나 차별적으로 과세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선고 이후 관계부처 TF를 중심으로 신속하게 판정문을 분석해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관련 법령 등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투명하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