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입국 알선하는 범죄 카르텔”에 희생된 것으로 보여
고온으로 과열된 트레일러에 숨어 미국으로 밀입국하다 사망한 사람이 51명으로 늘었다.
2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전날 텍사스주 남부의 샌안토니오에서 발견된 밀입국 트레일러가 고온의 날씨로 과열돼 열사병 등으로 사망한 사람이 51명으로 늘고 그중 34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병원으로 이송된 16명 중 5명이 숨지고, 10대 소년과 20대 여성도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밀입국을 시도하던 이들은 멕시코, 과테말라, 온두라스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로 추정되고 있다.
연방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멕시코인 22명과 온두라스인 2명이 사망했다. 과테말라 외무장관은 과테말라인 2명도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미 당국은 트레일러가 무더운 날씨에 과열되면서 밀입국자들이 일사병이나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샌안토니오의 최고기온은 섭씨 39.4도까지 올라 역대 최고기온인 40도에 거의 근접했다. 그러나 발견 당시 트레일러 안에는 음용 가능한 물의 흔적도 없고, 에어컨도 없었다.
후드 소방서장은 “생존자들도 트레일러를 탈출하기에는 몸이 너무나 약해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들은 트레일러 옆을 지나다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은 인부들에 의해 발견됐다.
이번 사건으로 밀입국 알선 범죄 카르텔에 대한 문제의식도 커지고 있다. 미국 이민세관집행국의 국토안보수사국(HSI)도 해당 사건 조사에 들어갔다.
크레이그 라라비 HSI 수사관은 “가장 최악의 밀입국 사건”이라며 “밀입국을 알선하는 범죄 카르텔이 조직돼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들은 이민자들의 안전도 고려하지 않는다”며 “그들을 사람이 아닌 상품처럼 취급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끔찍하고 가슴 아픈 일”이라며 “행정부는 미국으로 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고 이득을 취하는 일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