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예상 어려워…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논의 불충분
미국 사모펀드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의 중재 절차가 완료됐다. 법조계에서는 선고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론스타가 완전히 패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29일 법무부에 따르면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는 한국시각으로 29일 절차종료 선언을 했다. 이는 중재 절차가 완료됐음을 뜻한다. 2016년 6월 최종 심리기일이 종료된 지 6년여 만이며, 론스타가 제소한 지 10년여 만이다.
절차 완료 선언일 이후 120일 이내에 선고가 이뤄진다. 다만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180일 이내 선고할 수 있다.
론스타는 1조 3834억 원에 인수한 외환은행을 2007년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매각하려다 실패하고 2012년 하나은행에 3조 9157억 원에 팔았다. 이후 론스타는 금융위원회가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이유 없이 지연시켜 가격이 떨어져 손해를 입었고, 국세청이 차별적으로 과세했다며 2012년 11월 우리 정부를 상대로 46억 7950만 달러(한화 약 6조 426억 3835만 원)를 청구하며 미국 워싱턴에 있는 ICSID에 제소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당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매각 승인을 정당하게 연기했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 매각 가격이 내려간 이유도 론스타가 형사사건에서 유죄를 선고받았기 때문이고, 정부는 매각 협상에 개입하거나 차별적으로 과세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한다.
다만, 소송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변론을 하지 않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제통상 전문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송기호 변호사는 "소송 결과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론스타에 민간은행 대주주 자격이 있었는지가 핵심인데 그 부분이 소상히 밝혀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한국 정부가 승소하길 바라지만 규모가 크기 때문에 론스타의 입장이 일부분은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또 "중요한 것은 선고 이후"라며 "ICSID 판결문을 분석해 나중에 적어도 국내에서는 국외 투자자가 국내 투자자보다 이익을 얻거나 권리를 남용하는 경우가 없도록 법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제투자분쟁은 단심제다. 다만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다. 이에 대해 송 변호사는 "판정 취소 소송은 한국으로 따지면 대법원 판결에 재심 요청을 하는 것과 같다"며 "판정 취소 소송으로 결과가 달라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