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사상 최악 상반기
경기침체 우려에 주식 아닌 달러에 몰려
기업, 증시 자금 조달 19년래 최저
29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시장 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이틀간의 하락 후 반등을 꾀하던 뉴욕증시는 경제 연착륙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과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1.6%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결국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27% 상승했지만,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07%, 0.03% 하락했다. 특히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19.9% 하락해 1970년 이후 최악의 상반기 실적을 기록 중이다.
코메리카자산운용의 존 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초부터 연준 정책의 기준점인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주식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높았던 점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며 “중국의 봉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자자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변동성이 더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금의 약세장이 경기침체를 동반했을 때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웰스파고투자연구소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경기침체가 동반한 약세장은 평균 20개월간 지속했고 수익률은 -37.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수도 역사적인 부진을 보인다. 다우지수 하락 폭은 올해 들어 14.6%에 달해 2008년 상반기 이후 가장 부진했고, 나스닥지수는 28.6% 내리면서 사상 최악의 상반기를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 벤치마크인 MSCI 세계지수(ACWI)도 이달 중순 약세장에 진입했다. 지수는 지난해 11월 고점에서 현재 21% 하락한 상태다.
증시가 부진하자 기업들은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상반기 전 세계 기업들이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등 증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전년 동기 대비 70% 급감한 1964억 달러(약 255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19년 만에 최저치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위험 선호 심리를 줄임에 따라 시장은 자산관리자들을 달러와 같은 피난처로 몰고 있다”며 “이는 지난달 미국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이후 나타난 현상으로, 물가 압박이 경제에 고착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