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탑건: 매버릭’을 스크린X 버전으로 만든 오윤동 PD를 만나 제작 뒷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이날 자리에는 4DX 버전을 제작한 이지혜 PD도 함께했다.
스크린X는 정면에만 영사되는 기존 2D 영화와 달리 좌, 우면까지 활용하는 ‘3면 상영’기술이다. 제작사로부터 본편 촬영본을 제공받아 CG 기술을 근간으로 좌, 우면 영상을 추가 제작한한 뒤 특별관에서 상영한다. 스크린X는 아시아, 유럽, 북미에서 관련 특허만 97개를 보유하고 있는 CGV 자체 개발 기술이다.
2017년 국내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그레이트 월’로 첫 작업을 시작했고 2018년 흥행 음악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최고 성과를 냈다.
4DX는 영화 속 인물의 움직임에 맞춰 흔들리는 특수제작 좌석(모션체어)에서 관람하는 형식이다. 현재 69개국 783개 관을 운영 중이다.
오 PD는 “스크린X에 관한 가장 흔한 오해는 본편 화면을 키워서 붙인 것 아니냐, 본편 제작사가 만들어주는 것 아니냐, 이 두 가지일 것”이라면서 실제로는 “(제작사로부터) 본편 촬영물을 제공받아 똑같은 톤앤매너로 양옆 스크린에 들어갈 영상을 직접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탑건: 매버릭’은 스크린X와 4DX 모두에 최적화된 콘텐츠라고 입을 모았다. 해군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과 후배들의 비행 경쟁 시퀀스, 적군과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 시퀀스를 통해 규모 있는 공간감을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 PD는 “관객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처럼) 활주하는 느낌을 줘 보자, 실제로 토가 나오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제작에 임했다고 한다.
스크린X 담당 PD가 영국으로 달려가 10분간 톰 크루즈 앞에서 기술 설명을 하고 제작 허가를 받은 일화를 전하던 오 PD는 “굉장히 떨렸던 순간”이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탑건: 매버릭’은 러닝타임 절반가량을 스크린X 영상으로 제작했다. 역대 스크린X 작품 중 가장 많은 분량이다. 오 PD는 “본편 제작자와 연출자와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힘들다”고 했다. 이 과정을 두고 “이미 할리우드 메인 스튜디오가 스크린X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GV 데이터전략팀에 따르면 ‘탑건: 매버릭’의 개봉 1주 차 객석률은 스크린X와 4DX를 동시 구현하는 특별관에서 가장 높은 64.7%를 기록했다. ‘탑건: 매버릭’이 개봉하자마자 관람하기 위해 CGV로 달려온 관객 10명 중 6명이 스크린X 겸 4DX인 특별관을 택했다는 얘기다.
이 PD는 “조셉 코신스키 감독이 직접 4DX관에서 관람하고 피드백을 줬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탑건: 매버릭’ 타이틀이 뜰 때 사운드가 ‘밤!’ 하고 시작하는데 그 때에 맞춰 (모션체어 흔들림을) 강하게 줬더니 그 포인트가 아주 좋다고 하더라. 영화 바깥에 있던 관객을 영화로 초대하는 느낌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스크린X, 4DX 두 특별관은 오는 6일 개봉하는 ‘토르: 러브 앤 썬더’를 선보일 예정이다. ‘외계+인’, ‘비상선언’, ‘한산: 용의 출현’ 등 여름 극장가를 노리는 한국 상업 영화 라인업도 갖춘 상태다.
4DX 담당인 이 PD는 “K-도술을 다루는 ‘외계+인’에서는 (모션체어 움직임을) 부드럽게 춤추듯 시작해 완급 조절한다. 물리법칙을 깨트리는 액션물에 맞는 재미있는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크린X 담당인 오 PD 역시 “비행기에서 벌어지는 테러물 ‘비상선언’은 항공액션 특유의 몰입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학익진으로 유명한 ‘한산: 용의 출현’은 2D에서는 보이지 않는 (양 옆의) 장면까지 다 보일 것”이라며 관람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