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양날의 칼’...세계 구원투수 될까

입력 2022-07-04 15:01수정 2022-07-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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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성장률 5.5% 달성 미지수
글로벌 물가 급등세 완화 가능성
경기부양책으로 신흥시장 순항할 수도
제로 코로나 정책 재강화는 우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 추이. 단위 %. 5월 6.4%.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 경제가 ‘양날의 칼’로 떠올랐다. 중국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경기둔화가 세계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가장 큰 골칫거리로 떠오른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경기둔화가 세계 경제에 한 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수십년래 최고치로 치솟은 글로벌 물가를 잠재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식품과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됐다. 5월 미국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8.6%로 4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 착수,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CME그룹에 따르면 연준은 연방기금금리를 현재 1.6%에서 올해 말 3.5%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달 10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영국 영란은행은 지난해 12월 이후 기준금리를 5번 인상했다. 인도는 4월에 이어 지난달 금리를 올렸고, 호주 역시 5월 10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후 지난달 두 번째 인상에 나섰다.

전 세계가 치솟은 물가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기둔화로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평가다. 미국 로디엄그룹의 로건 라이트 중국 시장 분석가는 “중국 경기둔화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물가와의 전쟁을 벌이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강력한 도시 봉쇄 정책 여파로 경제활동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각종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국 목표치인 5.5%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국내·외 수요 둔화로 가격을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 재고가 쌓이고 있는 데다가 위안화 약세로 마진율이 높아져 가격을 낮출 유인이 된다. 중국의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6.4%로 7개월 연속 하락했고, 4월 중국 기업 완제품 재고는 1년 전보다 20% 늘어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중국이 도시 봉쇄를 풀면서 병목현상이 완화한 것도 물가 급등을 늦출 것으로 보인다. 6월 중국발 미국행 선적 규모는 선전과 상하이 방역 조치가 강화되기 시작한 3월 초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달 29일 기준 컨테이너 1개 운임은 1주 전보다 15%, 1년 전보다 13% 각각 하락했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경기둔화에 대응하고자 쏟아낸 부양책이 신흥시장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가 방역 지침 해제와 완화적 통화정책에 힘입어 하반기 반등할 가능성이 크고, 원자재 수출국인 신흥시장들이 중국 수요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M&G인베스트먼트의 신흥국 채권 담당자인 클라우디아 카릿치는 “중국 성장이 잘 진행되면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 후폭풍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다시 강화하면 공급망 병목현상이 또다시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케네스 로고프 경제학 교수는 “문제가 악화할 경우, 중국이 인플레이션을 수출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세계 경제 향방이 중국에 달린 셈이다.

중국은 최근 방역정책을 완화하자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늘고 있다. 2일 기준 안후이성과 장쑤성 등 7개 성에서 총 385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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