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반응 엇갈려…"바람 짓밟아" vs "공백 메워 다행"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임명됐다. 교육부 장관이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건 14년 만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박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박 부총리는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2004년부터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로 활동했다.
박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 첫 교육부 장관이 되기까지 음주운전 선고유예, 제자 논문 가로채기, 교수 재직 시 조교 갑질 논란 등 각종 의혹에 우여곡절을 겪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인 지난 4월 13일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김인철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을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아빠 찬스' 논란 등에 휩싸이며 새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달 3일 자진사퇴했다. 교육부는 김 후보자의 낙마로 장상윤 차관의 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박 후보자는 이후 5월 26일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박 부총리는 지명 직후 곧바로 인사청문회 준비에 들어갔지만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지연으로 오랜 기간 후보자 신분에 머물렀다. 윤 대통령은 법에서 정한 인사청문 기한이 지나자 인사청문 요청안을 재송부했지만 국회의 무응답에 결국 임명을 강행했다.
박 장관 앞에는 당장 많은 업무가 쌓여있다. 교육부 입장에서는 박 부총리 임명으로 '리더십 부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지만 윤 대통령의 교육개혁 의지에 따라 교육부에는 각종 현안이 몰린 상황이다.
박 장관은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양성, 각종 대학 규제 완화와 지방대 육성 등을 이끌어 나가는 중책을 맡아야 한다.
이와 맞물려 교육 분야 경력이 전무하다시피 한 박 부총리가 교육계 안팎의 저항과 반발 속에서 산적한 '교육개혁'을 추진해 나갈 수 있을지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박 부총리는 우선 교육부 실·국장 인사를 시작으로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기조에 맞춰 내부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의 수장으로서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박 부총리는 지난 2001년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해 재판에 넘겨졌지만 선고 유예처분을 받은 바 있다.
교육계 반응은 엇갈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논평에서 "박순애 교육부 장관 임명은 교육계에 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여론과 백년대계 교육을 책임질 교육 수장을 기대하는 교육계의 바람을 짓밟는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교육 부총리로서 역할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밝혔다.
교총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 교육정책이 고등교육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한 뒤 교총이 요구한 7개 개혁과제에 박 부총리가 적극 나서 줄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