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기름값이 기대치만큼 하락하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체감 효과가 미미하다는 불만이 많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오전 8시 기준 전국 평균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2119.52원,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2152.13원을 기록했다.
유류세 확대 시행 전날인 지난달 30일 평균 가격이었던 휘발유 2144.90원, 경유 2167.66원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ℓ당 25.38원 하락했으며, 경유는 오히려 15.53원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37%로 확대하면서 휘발유 기준 ℓ당 57원, 경유 기준 ℓ당 38원의 하락 효과를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기름값 인하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정부·소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하락 폭을 나타냈다.
유류세 인하 폭 확대의 체감 효과가 미미한 것은 국내 주유소의 많은 비중이 자영주유소이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 1일부터 인하분을 즉각 반영해 공급하고, 전국 직영주유소도 일제히 유류세 인하분만큼 판매 가격을 내렸다. 그러나 국내 주유소의 80%를 차지하는 자영주유소는 유류세 추가 인하 전 공급받은 재고를 소진하지 않아 아직 가격을 내리지 못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실제 주유소 판매 가격에 온전히 반영될 때까지는 약 1∼2주가량의 시차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 폭이 유류세 인하분을 넘어서는 바람에 효과가 상쇄돼 국내 기름값이 계속 상승해 체감도도 높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국제 제품가는 다행히 다소 하락세를 보여 지난 5월과 달리 이번 유류세 확대 인하 효과와 함께 소비자가격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유류세 인하 폭을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국민의힘은 유류세율 조정 한도 확대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다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동의하고 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추가 입법을 통해 유류세 인하 폭을 50%까지 늘려야 기름값을 1800원대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