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만 잡으면 수사팀 30명까지도 늘릴 것”
삼성웰스토리 사건 등 굵직한 기업범죄를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공조부) 수사 인원이 절반으로 줄었다. 이를 두고 검찰이 앞으로 기업 수사에서 힘을 빼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개편은 형식적인 절차일 뿐, 기업 수사에 대한 동력은 되레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반론에 무게가 실린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당초 13명이던 공조부를 7명 규모로 대폭 축소했다. 당초 인력과 조직을 확대한다던 방침과 상반된 것이다.
수사 지휘는 이정섭 부장(사법연수원 32기)이, 그리고 그를 보좌하는 부부장에는 소정수(36기) 검사가 배치됐다. 두 사람은 2018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체제’ 공조부에서 부부장과 평검사로 호흡을 맞춘바 있다. 특히 소 부부장은 검찰 내 ‘공정거래 전문가’로 통한다.
나희석(37기) 부부장도 새로 투입됐다. 그는 이 부장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을 지낼 때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수사를 함께 했다. 이 외에도 오진세(39기), 문정신(40기), 이종원(41기), 김동현(변호사시험 2회) 검사가 공조부에 투입됐다.
이번 인원배치 특징은 공조부 규모가 축소된 반면 전 정권 수사팀의 전열이 정비됐다는 점이다.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반부패수사1부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을 수사했던 엄희준(32기) 부장이 배치됐고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하는 반부패수사2부는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을 거친 김영철(33기) 부장이 지휘한다. 이를 두고 기업 수사에 힘을 빼고 문재인 정부 겨냥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분분하다.
그러나 이같은 부서 인원 배치는 일종의 형식적인 절차일 뿐, 검찰의 기업 수사 의지와는 무관하다는 분석이다. 한 부장검사는 “일단 이런 식으로 부서 인력은 꾸려놓되 수사를 위한 인원이 부족하면 비공식적으로 검사들을 끌어와서 부서 덩치를 키울 것”이라며 “이분들(현 검찰 수뇌부) 스타일이 늘 그런 식이다. 지금이야 7명으로 시작하지만 나중에 타깃이 잡히면 3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장별로 정해진 인원 배치 규모가 정해져 있고 다른 차장 산하 부서와의 균형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현재 인원 배치는 ‘서류상 작업’이며, 실제 수사에 들어가면 ‘파견’ 또는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수사 검사를 투입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 검사는 2018년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거론하며 “당시에도 특정 사건이 생길 때마다 배치표와 무관하게 검사들을 충원하는 식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2018년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사건’ 등을 이유로 관련 수사부서 충원이 필요했고 부서 배치표와 무관하게 많은 검사들이 추가로 대거 투입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