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게임 캐릭터 vs 일본 만화 캐릭터 내세운 양산빵 대결도 관심
유통업계의 캐릭터빵 대결이 치열해지고 있다. SPC삼립의 포켓몬빵에 대응해 편의점 GS25와 롯데제과가 협업해 메이플스토리빵으로 공세에 나서자, SPC삼립은 라인업 확장으로 또다시 맞불을 놓는다. 제조사가 제빵 업계 라이벌인 롯데제과와 SPC삼립인 데다 국산 게임 캐릭터와 일본 만화 캐릭터를 내세운 양산빵 대결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달 17일부터 선보인 메이플스토리빵 5종이 출시 18일만에 100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고 6일 밝혔다. 메이플스토리빵은 2월 출시된 SPC삼립의 포켓몬빵의 인기가 높아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GS25가 국산 게임업체 넥슨과 손잡고 메이플스토리의 인기 캐릭터를 활용해 내놓은 빵이다. 전국 GS25에서 판매하고, 제조는 롯데제과가 맡았다.
인기 비결은 포켓몬빵의 띠부씰(떼고 붙일 수 있는 씰)을 벤치마킹한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스티커가 꼽힌다. 여기에 빵을 살 때마다 스탬프를 적립해주고, 일정 수량을 모으면 게임 아이템이나 인기 캐릭터 피규어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추가해 상품력을 강화했다.
게임 캐릭터 스티커 80종이 동봉된 메이플스토리빵은 매일 GS25 매장에서 입고 즉시 품절될 정도로 흥행을 끌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진이 팬카페에 ‘구매 인증 사진’을 올리면서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메이플스토리빵의 하루 생산량은 5만 개 수준으로 전체 2만5000여개의 G25 점포에 평균 2개꼴로 입고된다. GS25는 메이플빵의 인기가 계속될 경우 현재 5종인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롯데제과와 생산라인 증설을 통한 제품 공급 확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GS25 관계자는 “메이플 빵이 출시된 후부터는 양산빵 1위부터 5위까지 다 메이플빵이 차지할 정도로 인기”라면서 “메이플 빵을 구입하기 위해 PB(자체상표) 빵 '브레디크' 매출까지 전월 동기 대비 64% 가량 뛰었다”고 설명했다. 브레디크는 GS리테일의 프리미엄 PB 베이커리 브랜드로 제조는 SPC삼립이 맡고 있다.
BGF리테일도 캐릭터빵 공세를 높이고 있다. 편의점 CU(씨유)는 2013년 출시된 국산 모바일게임 쿠키런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활용한 빵을 3월 내놨다. 제조는 SPC삼립이 맡았다. 회사 관계자는 “쿠키런 캐릭터 띠부씰을 동봉한 이 제품은 시즌 상품 3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라고 전했다. 삼양식품도 최근 스낵 브랜드 짱구의 신제품 ‘츄러스짱구’를 선보이며 짱구와 짱아, 흰둥이 등 ‘짱구와 친구들’을 콘셉트로 한 77종의 짱구 띠부띠부씰 3탄도 공개했다.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을 따돌릴 SPC삼립의 전략은 라인업 확대와 스티커 추가다. 2월 출시된 포켓몬빵은 한 달만에 누적 판매량 610만 개를 넘어서고, 지난달 기준 3840만 개 판매를 기록할 정도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메이플스토리빵 등의 공세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다만 희소성 유지를 위해 생산 라인 증설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포켓몬빵은 하루 20만 개 가량이 생산되며 편의점에는 절반 수준인 10만 개가 공급된다.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을 모두 합친 국내 전체 편의점 수는 5만 개 가량으로 점포 당 하루 2~3개 공급에 그친다. 포켓몬코리아와 라이선스가 1년밖에 안돼 섣불리 증설에 나서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SPC삼립은 제품 출시 2개월 만인 4월 신제품 4종을 추가한 데 이어 이날 ‘포켓몬빵’ 신제품 5종을 내놨다. ‘메타몽의 말랑말랑 블루베리’과 ‘이슬의 초코파운드’, ‘이상해씨의 초코팡팡’ 등 이번 신상품 추가로 포켓몬빵 라인업은 15종으로 확대된다. 이달 중에는 포켓몬 잠만보의 커다란 몸을 형상화한 자이언트 사이즈 피자인 ‘잠만보의 빅 피자’도 ‘고르곤졸라’와 ‘불닭’ 두 가지 맛으로 추가 출시해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다.
포켓몬빵 인기의 핵심 비결인 띠부씰도 늘린다. SPC삼립은 포켓몬 세계관에 나오는 지역 중 하나인 관동지방 포켓몬 띠부씰 159종 외에도 새로운 띠부씰 116종을 이달 중으로 추가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새롭게 추가되는 띠부씰은 또 다른 지역인 성도지방 포켓몬 위주로 구성되며, 기존 관동지방 인기 포켓몬의 새로운 이미지가 적용된 일부 띠부씰도 내놓는다. SPC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포켓몬을 활용한 다양한 신제품과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