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바ㆍ뚜레쥬르 등 '빵플레이션'에 '편의점 빵' 반사익 기대?

입력 2022-07-08 05:00수정 2022-07-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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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PC삼립)

베이커리 업체들이 앞다퉈 빵 가격을 인상하면서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파는 양산빵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프리미엄 PB(자제브랜드)로 베이커리 전문점 수준의 빵을 내놓으면서 품질은 뒤지지 않고 가격은 싸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포켓몬빵과 메이플스토리빵, 쿠키런빵 등 캐릭터 빵의 품귀 현상으로 다른 양산빵을 대신 구매하는 현상도 양산빵 판매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 파바에 뚜레쥬르까지...베이커리 줄줄이 가격 인상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제빵 전문점 뚜레쥬르는 이달 초 약 80개 제품의 권장소비자 가격을 평균 9.5% 올렸다. 단팥빵과 소보로빵 가격은 1600원에서 1700원으로 100원씩 올렸고, 순식빵은 2600원에서 2900원으로 인상됐다. 가맹점에서는 권장 소비자가격을 기준 삼아 제품의 실제 판매 가격을 자율로 정할 수 있어 소비자가 치르는 가격은 이보다 높을 전망이다.

베이커리 업계의 빵 가격 인상 소식은 올 들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제빵업계 라이벌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올해 1월 원료비 상승을 이유로 66개 제품 가격을 평균 6.7% 올렸고,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는 12일부터 대표 제품군인 15㎝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8% 인상하기로 했다. 평균 인상액은 15㎝ 샌드위치 333원(300~500원), 30㎝ 샌드위치 883원(500~1600원)이다.

베이커리 업계의 가격 인상은 국내외 원부재료 가격, 가공비, 물류비 오름세에 따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올해 1분기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 소맥 선물가격 평균값은 톤당 333달러로 지난해 평균값(258달러)에 비해 29% 치솟았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40% 가량 오른 수치다. 국내 제분업계는 밀 소비량의 90%를 수입산에 사용해 글로벌 곡물 가격은 그대로 제조사들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소비자가 실제 체감하는 빵값 오름세는 더 크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가격 인상 폭은 100원 내외 수준에 불과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제과점이나 카페에서 파는 빵 가격 인상 폭은 1000~1500원에 달하는 곳도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빵 및 떡류의 가구당 지출 비용은 올 1분기 월평균 2만7000원으로 1년 전(2만6000원)보다 4% 올랐고, 2년 전(2만4000원)에 비해서는 12.5%나 올랐다. 여기에는 빵으로 한끼를 떼우는 빵식의 유행과 최근 빵값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됐다.

(사진제공=GS리테일)

◇ 반사익 얻는 편의점빵…GS25, 7월 들어 빵매출 1.9배 치솟아

베이커리 업계의 가격 인상에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양산빵이 반사익을 얻고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GS25의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전체 빵 매출은 전년대비 무려 86%나 뛰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의 빵 매출은 60% 올랐고,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인 '브레다움' 매출은 65% 증가했다. CU 역시 빵 카테고리 매출이 74% 치솟자 프리미엄 PB브랜드인 '뺑드프랑'의 리뉴얼을 준비 중이다.

편의점 양산빵의 매출 증가는 시중 베이커리 빵에 비해 가격대가 낮다는 점과 최근 포켓몬빵이나 메이플스토리빵, 쿠키런빵 등이 캐릭터 빵이 인기를 얻으면서 다른 빵까지 구입하는 효과로 이어지면서다. 실제 GS25가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브레디크의 단팥크림빵은 1800원이며, 파리바게트에서 단팥크림빵은 1600원에 팔고 있지만, 상품 중량은 각각 210g, 92g 으로 차이가 크다. 여기에 1+1 등 묶음 할인과 커피 구매시 할인 등 이벤트가 잦아 실제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은 더 낮아진다.

GS25 관계자는 “브레디크는 베이커리 빵과 비교할 때 품질은 뒤지지 않으면서 용량 등을 비교할 때 가격 효율성은 높다”면서 “최근 메이플스토리빵 품귀 현상까지 겹치며, 브레디크 매출은 이전보다 6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파는 양산빵 가격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SPC삼립은 작년 양산빵 22종 가격을 평균 8.2% 높였고, 롯데제과도 지난 5월 8종의 제품 가격을 올렸지만, 불과 100~200원 내외 수준에 불과하다. 통상 3~6개월 전에 확보한 원재료가 사용된다는 점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는 하반기부터 본격 반영되며 가격 인상 압박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양산빵 제조업체 관계자는 “원재료와 인건비 값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제품가는 몇백원 수준밖에 올리지 못해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입 비용이 늘게 되면, 당장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할인이나 프로모션 축소 등에 나설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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