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최근 대세로 떠오른 ‘라이브커머스'(라방) 콘텐츠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송출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있는 홈쇼핑 업계를 비롯해 이커머스, 편의점 등도 라방 시장에 대거 뛰어드는 가운데 최근에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른 업종과 손을 잡는 경우도 늘고 있다.
10일 오아시스마켓과 KT알파는 지난 8일 공동합작법인인 ‘오아시스알파(가칭)’ 설립 및 공동 투자 협약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합작사 설립을 통해 양사는 라이브커머스와 퀵커머스가 결합된 형태의 '온에어 딜리버리' 신사업 추진을 위해 양사의 커머스 역량을 결집한다는 전략이다. 온에어 딜리버리란 라이브커머스 방송 중에 상품을 바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다.
안준형 오아시스마켓 대표는 “오아시스마켓의 강점인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와 KT알파의 방송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결합해 기존 라이브커머스 대비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라며 “오아시스알파의 플랫폼을 통해 라이브커머스 방송 상품을 포함한 다양한 구성의 장보기 주문을 빠르게 배송받는 편리한 사용 경험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와 네이버도 라방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마트는 지난 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어메이징 위크’를 열고, 이마트 상품을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9회 연속 선보였다.
이번 협업은 지난해 3월 신세계그룹과 네이버 간 지분교환 이후 진행되는 전략적 업무협력의 일환으로, 이마트 매장에 진열된 신선식품 등을 쇼핑 플랫폼 1위인 네이버를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양사의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이마트와 네이버는 지난해 7월에도 소상공인 제품을 발굴하기 위한 ‘지역명물 챌린지’를 진행한 바 있고 10월부터는 네이버 장보기에 SSG닷컴 ‘쓱배송(주간배송)’이 입점했다.
신세계그룹 아래 한 가족이 된 SSG닷컴과 G마켓은 통합 멤버십에 이어 이번에는 라방으로 뭉친다. SSG닷컴과 G마켓은 11일 오전 11시부터 한시간 동안 뷰티 브랜드 에스티 로더의 인기 상품 7종을 최대 24% 할인하는 행사를 양사의 라방 채널 ‘쓱라이브’와 ‘G라이브’에서 동시 진행한다.
양사는 이커머스 시너지를 계속 확대하기 위해 지난 2개월여간 공동 라이브방송을 함께 기획했고, 수 차례의 아이템 선정 회의를 거쳐 백화점에 입점한 대표적인 명품 뷰티 브랜드 '에스티 로더'를 최종 선정했다.
CJ온스타일은 라방 전 판매 상품의 리뷰와 활용법을 소개하는 '브티나는 생활‘이 출시 3개월만에 시청 100만 건과 총 주문금액 50억 원을 넘겼다. 특히 인테리어 편은 일주일 만에 역대 최대 주문 금액인 25억 원을 달성했고, 총 시청 수 45만 명을 기록했다.
CJ올리브영은 자체 라방 채널인 '올라이브'를 이달부터 ‘올영라이브’로 새롭게 개편한다. 특히 올리브영은 이번 개편을 발판 삼아 고유 IP(지적재산권) 육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상품과 브랜드를 소개하고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올리브영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기획 라이브 방송을 확대하며 탄탄한 MZ세대 시청자 확보에 나선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라방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라방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쇼핑이 이뤄지는 공간이 TV·온라인에서 모바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유통업체와 플랫폼 대기업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증권업계에서 추정하는 시장 규모는 2020년 3조 원인데, 2023년까지 9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홈쇼핑업계도 지속적으로 오르는 송출수수료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라방에 주목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차별화된 라방을 위해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CJ온스타일은 올해 1월 라방 전문 진행자 ‘라이브 셀러’ 10인 선발을 완료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라이브커머스 '에스아이라이브(S.I.LIVE)'의 전문 진행을 맡을 ‘퍼스널쇼퍼’ 2기를 모집하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라방의 경우 큰 투자를 하지 않고도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유통업체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이를 키우기 위해 전혀 관련이 없던 다른 업체들과 협업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