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터, 유리ㆍ바이오매스 시장 차례로 진출
사세 하락했던 상사업계…사업 다각화로 ‘부활’
2분기 실적도 ‘청신호’ 예정
국내 종합상사들이 트레이딩(중개무역)이라는 전통적인 역할을 탈피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사세가 하락했던 상사업계들이 체질 개선으로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4억6000만 달러(약 6000억 원) 상당의 전기차 부품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멕시코에 구동모터코어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구동모터코어는 전기차와 산업용 설비 등 모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미래 먹거리 사업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친환경 차 구동모터 시장 규모는 2020년 625만 대에서 2025년 3050만 대, 2030년 5420만 대 수준으로 연평균 24%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향후 2030년까지 멕시코 공장에 약 1600억 원을 투자해 연 150만 대 생산체제를 갖추고 북미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연간 100만 대 생산 규모의 포항공장을 준공했다.
사업 다각화에 나선 건 LX인터내셔널도 마찬가지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 4월 DL에너지에서 보유한 바이오매스 발전기업 포승그린파워의 지분 63.3%를 950억 원에 인수하며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에 진출했다.
3월에는 한국유리공업을 5925억 원에 인수하며 유리 시장에도 진출했다. 한국유리공업은 KCC글라스에 이어 국내 건축용 판유리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지난해 8월 남해화학, 한국남부발전과 청정수소 도입 및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현대코퍼레이션은 호주 드레이튼 유연탄광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과 오만, 카타르와 예멘 등에서 천연가스 사업 등에 투자하고 있다.
상사업계가 전통 상사 역할을 넘어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은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트레이딩의 수익성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까지 상사업계는 ‘무역의 꽃’으로 불리며 트레이딩 사업에서 국내 수출을 주도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그러나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해외 진출이 보편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는 등 자체적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개별 기업의 수출 역량이 높아진 데다 제조사들이 종합상사를 거치지 않는 해외 직거래를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상사업계의 사세가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본 사업이 하락세에 접어들자 상사업계는 미래가 유망한 회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하는 등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재빠른 체질개선에 힘입어 LX인터내셔널의 에너지 사업군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40%를 달성하면서 사내 주력 사업으로 성장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전체 영업이익 중 인도네시아 팜 농장, 우즈베키스탄 면방 사업 지분 투자와 관련한 비중이 2019년 4.6%에서 지난해 30%까지 올랐다.
사업 다각화가 빛을 보기 시작하면서 상사업계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분기 영업이익으로 2453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늘어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LX인터내셔널과 현대코퍼레이션도 2분기 영업이익으로 각각 2305억 원, 108억 원을 벌어들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61% 늘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