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었던 지난해,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에서 심의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수도 역대급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건 일본 성인영화였다.
15일 영등위 관계자는 심의 담당자들의 고충이 작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1일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발표한 ‘2022 영상물 등급분류 연감’에 따르면 2021년 ‘영화’ 자격으로 관람등급을 심의한 작품 3270편 중 60.3%인 1971편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는 국내산(726편)보다 수입산(1245편)이 더 많았다. 이중 일본 영화가 1231편으로 전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의 62%를 차지했다.
2015년부터 국내 수입 영화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온 일본 영화는 코로나19 이후 그 규모가 크게 늘었다. 2019년 50.7%(882편)였던 것이 팬데믹 이후인 2020년 61.9%(1122편)로 상승했고, 지난해 70%(1405편)까지 급증했다. 영등위는 이 역시 “일본 성인영화 수입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역시 심의 과정은 여타 영화와 동일하다. 영화관, 영화제 등 관련 기관종사자와 영화감독 등으로 구성한 ‘영화 전문위원’ 12인이 영등위 내부에 마련된 상영 장소에 함께 모여 영화 시작부터 엔딩크레딧까지 면밀히 살펴본다.
이때 주제, 선정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위험 등 영등위 등급 분류 기준에 의거해 판단한다. 이후 최종 등급 결정권이 있는 영화등급분류소위원회에 등급을 제안하는 구조다.
공교롭게도 이같은 과정을 거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영화들을 영화관에서 보기란 쉽지 않다.
이들 작품은 영화관에서 하루 1회차 정도의 형식적인 상영을 거친 뒤 IPTV 등 주력 매출 플랫폼으로 넘어가 ‘극장개봉작’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보다 높은 판매 단가를 책정하는 전략을 취하기 때문이다.
영등위는 연감에서 “성인영화의 대부분이 VOD 서비스에서 ‘극장개봉작’이라는 프리미엄을 얻기 위해 형식적으로 하루 또는 그 미만으로 극장 개봉을 한다”면서 "폭증하는 성인영화에 대한 새로운 등급분류 방법 필요성을 고심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