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2.75’가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14일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BA.2.75 감염자는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이 변이가 이미 지역사회에 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설상가상으로 BA.2.75는 현재 유행 중인 ‘BA.5’보다 전파력이 3배나 빠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코로나 재유행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상황입니다. 변이 BA.2.75, 도대체 얼마나 강력한 것일까요?
이는 사비에르 오스탈레라는 한 트위터 이용자가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뒤로 자리 잡은 이름입니다. 즉 방역 전문가가 붙인 공식 명칭은 아닌데요. 켄타우로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입니다.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은 말인 신화 속 괴물 종족으로, 대중에게는 별자리로 익숙한 단어입니다.
오스탈레는 구체적인 작명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머리는 인간처럼, 신체 능력은 말처럼 뛰어난 켄타우로스처럼 BA.2.75도 다른 변이의 특성을 섞어놓은 것 같다는 의미에서 작명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BA.5가 BA.2(스텔스 오미크론)에서 변한 형태다 보니 BA.2.75는 BA.2의 특성을 갖추면서도 상당 부분 BA.5와 비슷합니다. BA.2.75의 구조는 BA.5와 BA.2를 반반 섞은 것 같다고 합니다. 애초 BA.2.75라는 이름도 BA.5와 BA.2에서 기원했고요.
문제는 이전 하위 변이의 특성을 모두 갖추면서 BA.2.75는 켄타우로스처럼 더 강력한 변이로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체 세표의 표면과 가장 먼저 접촉하는 부분이라 여기서 변이가 많이 발생하면 바이러스 침투력이 높아지는데요.
BA.2.75는 기존 변이와 비교해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많아(36개) 면역 회피력이 더 강하고, 전파력도 더 세진 것입니다. BA.2의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 수가 28개인 것과 비교하면 BA.2.75는 8개나 더 많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켄타우로스가 또 한 번의 대유행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질병관리청도 “BA.2.75 변이의 전파력 증가와 면역 회피 가능성이 예측됨에 따라 국내 발생과 해외유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며 ”국내 발생 추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도에서는 BA.2.75가 빠른 전파력을 증명하듯 점유율이 폭증한 상황입니다. 6월 20일 기준 7.9%였던 BA.2.75의 점유율이 일주일 만(27일)에 51.35%로 상승했습니다.
미국 아칸소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인도의 BA.2.75 확산 속도는 BA.5보다 3.24배 빠릅니다. 전파력만큼은 최고인 셈입니다.
나라별로는 인도(90건)를 필두로 영국(11건), 미국(5건), 캐나다(4건), 인도네시아(3건) 등 119건이 확인됐습니다. 이렇듯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확산하는 BA.2.75의 위력에 전 세계는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7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도 BA.2.75가 면역회피와 중증도 면에서 공중 보건에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BA.5와 같은 ‘우려변이 세부 계통’으로 지정했습니다. 더불어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BA.2.75의 중증도 영향 여부 등도 주의 깊게 모니터링 중입니다.
14일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19 유행 예측’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현재 유행 상황이 악화할 경우 8월 중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0만 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날 최선화 수리과학연구소 연구원은 감염재생산지수(Rt)가 13일보다 30% 증가하면 하루 확진자 수가 2주 후인 27일 8만1267명으로 늘어나고, 4주 후인 다음 달 10일에는 28만8천546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