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에 인수되며 13개월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한 이스타항공이 항공기 정비대금 지급 소송에서 승소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재판장 이원석 부장판사)는 미아트 몽골리안 에르라인즈(이하 미아트)가 이스타항공을 상대로 낸 61만 1037달러(한화 약 6억 8741만 원) 상당의 항공기 정비대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미아트가 이스타항공과 맺은 정비계약에 따른 미지급 대금 채권이 회생채권이므로 지연손해금 청구 자체가 적법하지 않아 해당 부분의 소를 각하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은 회생계획인가가 결정 났을 때 채무자에 대한 모든 회생채권·회생담보권 책임을 면한다고 규정한다. 회생계획이 인가되면 채무 자체는 존속하지만 회사에 대해 이행을 강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즉, 이스타항공이 정비계약에 따른 미지급 대금에 대해 채무를 진 것은 맞지만, 이행을 강제할 수 없으므로 미아트는 소를 제기할 권한이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회생계획이 인가되면 회생채권자 등의 권리는 이에 따라 변경된다"며 "회생채권·회생담보권을 출자전환하면 그 권리는 회생계획에서 정하는 시점에 소멸한다"고 봤다.
미아트가 이스타항공으로부터 정비계약에 따른 미지급 대금 중 원금채권 현금변제 부분을 이미 지급받았고 나머지 부분은 2021년 11월 출자전환으로 소멸했으므로 원고 청구 부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다.
미아트는 2012년 4월 이스타항공의 항공기를 정비해 매월 15일 이전에 청구서를 제출하면 30일 이내에 대금 지급받는 내용 정비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 계약에 따른 미지급 대금이 63만 9575달러(한화 약 7억 2008만 원)임을 양측이 확인했다.
2021년 2월 이스타항공에 대한 회생 철차가 개시됐고, 회생채권 신고 기간은 2021년 2월 19일부터 2021년 3월 4일로 정해졌다. 이스타항공은 2021년 3월 4일 미아트와의 계약에 따른 미지급 대금 중 원금채권(미지급 대금 63만 9575달러)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했고, 정비사 측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스타항공의 회생계획은 정비계약에 따른 미지급 대금 채권에 대해 원금 및 개시 전 이자의 95.53%를 출자전환, 4.46%를 현금변제한다고 정했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2만8538달러를 미아트에 지급했다. 회생절차는 올해 3월 22일 종결됐다.
이후 미아트는 정비계약에 따른 미지급 대금 중 회생계획에 따라 지급된 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