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살아나던 유통업 체감경기가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500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84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2분기 대비 15포인트(p)하락한 것으로 2010년 이래 코로나 충격(2020년 2분기 -22p)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업태별로 보면 편의점(103)은 유일하게 기준치(100)를 상회했다. 리오프닝에 따른 외출, 야외활동 확대 등으로 유동인구가 증가하며 성수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백화점(97)은 전반적인 체감경기 하락에도 선방할 것으로 전망됐다. 리오프닝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과 야외활동 증가로 패션 카테고리 매출의 호조세가 지수의 하락을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형마트(86)는 물가상승의 영향을 피해 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높은 생필품 가격에 부담이 커진 중산층과 서민층들이 장보기를 최소화하거나 당장 필요하지 않은 상품 소비는 포기하거나 미루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슈퍼마켓(99→51)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사이에 끼여 지난 분기 대비 48포인트 하락해 가장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온라인쇼핑(88) 역시 두 분기 연속으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그동안 온라인쇼핑은 비대면 소비트렌드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엔데믹으로 일상회복이 현실화되면서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환경변화에 따른 대응계획으로는 가격 할인 등 프로모션 강화(27.0%)를 가장 많이 꼽아, 낮아진 소비심리와 얇아진 소비자 지갑을 공략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온라인 강화(22.8%), 비용 절감(20.2%), 점포 리뉴얼(9.2%) 등을 차례로 꼽았다.
최근 경영 애로 요인으로는 물가상승(34.2%), 소비위축(27.0%), 인건비, 금융, 물류비 등 비용상승(18.8%) 등을 차례로 들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금리와 물가가 뛰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어 당분간 소비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면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기 변동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가격ㆍ상품 경쟁력 확보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