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논의했으나 최종 결정을 미뤘다.
애초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3000여㎡ 부지에 약 4조3000억 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향후 2~3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늘 것에 대비해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을 미리 확보하는 차원으로 추진됐다. 이번 이사회의 보류 결정으로 내년 초 착공해 2025년 완공하려는 일정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측은 향후 공장 증설 일정 등에 대해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업계에선 이사회의 청주공장 증설 보류 결정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D램 가격 하락 등 어두운 반도체 업황 전망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망 불안,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인한 투자 비용 증가도 다른 원인으로 꼽았다.
SK하이닉스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가 전체 매출의 96%를 차지한다. 지난해부터 하락세에 진입한 D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인플레이션 등으로 한동안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달 초 하반기 수요 부진으로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에 비해 10%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4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년에 세웠던 투자계획은 당연히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원재료 부분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원래 투자대로 하기에는 계획이 잘 안 맞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