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3월 같은 감기약 대란 상황은 아냐”…일부 품목 생산량 확대
국내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감기약 수요가 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약국에서 구입 가능한 일반의약품 감기약 중 일부 품목은 제때 공급이 안돼 품절인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
2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일선 약국이 구매주문을 하는 의약품 도매상 온라인몰 등에서 최근 대웅제약 '씨콜드', 유한양행 '코프시럽', 대원제약 '콜대원'의 품절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12일(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만 명으로 올라선 데 이어 19일과 20일 이틀 연속 하루 7만 명을 넘어서는 등 7월 들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감기약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는 3월 하루 확진자 수가 50만~60만 명에 달했을 당시 '감기약 대란'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3월과 비교하면 확진자 규모가 아직 적고, 최근 품절 현상은 일시적인 것으로 생산량을 늘리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3월 감기약 부족 현상으로 식약처가 실시해왔던 ‘감기약 수급현황 모니터링’은 이달 6일자로 종료됐다. 다만 식약처는 감기약 제조·수입업체에 대한 행정처분 유예와 약사감시 서류점검 대체 등 감기약 생산증대 지원방안은 10월15일까지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감기약 생산량 확대 검토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 3월처럼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부 품목 공급을 늘리는 생산계획 조정만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향후 확진자 규모가 얼마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가 재고로 쌓일 경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3월 감기약 대란 당시 확보했던 생산설비 점검을 통해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 재유행 전망치에 대응할 수 있는 정도”라며 “무조건 생산량을 늘리기에는 재고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또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일시 품절된 제품은 7월말께 공급이 재개될 예정이다. 처방약(전문의약품)은 아니고 일반약이 부족해 생산계획을 조정하는 상황”이라며 “다른 의약품 생산을 줄이고 감기약 생산만 늘릴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변수는 있다. ‘PTP포장’ 방식의 일부 제품은 현재 포장재 부족으로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PTP포장은 뒷면에 은박지(포장 시트)를 씌운 것으로, 캡슐이나 정제의 낱알 포장 방식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품절 제품에 대해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PTP포장재 공급이 부족하다.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제약업계 모두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확진자 증가로 검사키트 수요도 늘었지만, 현재 자가검사키트 등의 보유량은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14일 기준 자가검사키트 업체 재고·보유량은 4429만 명분으로, 10개 제조업체의 생산가능 물량은 주간 최대 4000만 명분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원할한 검사키트 수급을 위해 이날부터 전국 7개 편의점 체인 4만8000여 개 매장에서 자가검사키트를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