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기를 선언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완전체’로 돌아옵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홍보대사에 위촉돼 관련 활동을 이어나가게 됐기 때문인데요. 그룹 전체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에선 기대감이 커진 반면 우려의 눈길도 상당합니다.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고 선언한지 불과 한 달 만에 돌아온 멤버들이 걱정된다는 것입니다.
방탄소년단이 속내를 털어놓은 건 지난달 14일입니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영상에서 9년간 쉴 새 없이 달려온 팀 활동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했는데요.
리더 RM은 “K팝이라는 것과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며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고 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슈가도 “가사가,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며 “(언제부턴가) 억지로 쥐어 짜내고 있었다.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쉽지 않은 선택을 두고 눈시울까지 붉힌 멤버들은 팀 활동에 잠시 쉼표를 찍는 대신 개별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룹의 지속성을 위해선 아티스트로 성장할 시간뿐 아니라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단 것이죠.
하지만 그들의 스케줄은 한 달 만에 단체 활동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먼저 방탄소년단은 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위촉패를 받으며 본격 홍보 활동을 알렸습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단체 홍보 활동을 시작하겠다는 겁니다.
당장 방탄소년단은 개최지를 결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교섭 활동과 3회에 걸쳐 진행될 BIE 총회 경쟁 프레젠테이션, BIE 사무국의 부산 현지실사 등에 참여하게 됩니다. 또 10월 부산에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대규모 콘서트도 개최할 예정이고요.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멤버들의 솔직한 고백을 응원하던 팬들 입장에선 만감이 교차할만한 상황입니다.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진정한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싶다던 ‘내 가수’의 소망이 이뤄지지 못할까 봐 걱정되는 것입니다.
이에 일각에선 ‘휴식 선언’ 한 달 만에 완전체 활동으로 돌아온 방탄소년단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누리꾼들은 “힘들어서 그룹 활동 잠정 중단했는데 왜 자꾸 부르는 거냐”, “쉬고 싶어 하는 방탄이들한테 짐 지우지 말아라”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휴식 기간을 선언한 이들에게 각종 홍보대사 역할을 맡기면서 국가적 책임까지 지우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겁니다.
해외에선 ‘극한’에 가까운 방탄소년단의 단체 활동에 대해 지적한 바 있습니다. 앞서 영국의 ‘더 타임스’는 방탄소년단을 ‘혹사당하는 백만장자’라고 표현했습니다. 매체는 방탄소년단과의 인터뷰를 회상하며 연애는커녕 가족을 만날 시간도 없을 만큼 비정상적인 생활을 했다고 꼬집었는데요.
국가 행사에 자주 소환되는 방탄소년단이 느낄 압박감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매체는 “BTS는 한국의 자부심이자 상징으로 국가적 책임까지 짊어졌다”며 “주요 수출품이자 전략적 국가 자산으로 여겨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방탄소년단의 휴식기 선언으로 팬들은 지친 ‘내 가수’의 회복에, 세계는 번아웃이 온 아티스트의 성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과연 방탄소년단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