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기술로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 표준화 주도
D램 등과 시너지 내며 메모리 생태계 구축 앞장
‘메모리반도체 1위’의 삼성전자가 초격차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21일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 내부 연산 기능을 강화한 ‘2세대 스마트SSD’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스마트SSD에 내장된 Arm(암) 코어와 IP를 활용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능이 적용됐으며 이전 제품보다 연산 성능이 2배 이상 향상됐다.
스마트SSD는 스토리지(저장 장치) 내에서 데이터의 연산 처리가 가능한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Computational Storage) 중 하나로 주로 기업용으로 활용된다.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딥러닝ㆍ머신러닝 △5Gㆍ6G 등의 분야에서 차세대 저장 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양의 폭발적 증가에 따라 더 빠르고 전력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요구돼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2세대 스마트SSD는 최상의 성능과 높은 전력 효율을 제공한다. 일반 SSD를 채용한 시스템보다 일부 데이터베이스 연산처리에서 시간은 최고 50% 이상, 에너지 소모는 최고 70%, CPU 사용률은 최고 97%까지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을 통해 엔터프라이즈(기업용) SSD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신규 고객 발굴에도 힘쓴다는 전략이다. 지난 2020년 AMD와 공동개발한 ‘1세대 스마트SSD’는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IT 기업들에 공급되고 있다.
업계에선 늘어나는 데이터양과 새로운 산업의 등장으로 데이터센터에서의 교체 및 신규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SSD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10.4%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6년에는 555억410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전체 SSD 시장과 기업용 SSD 시장에서 각각 40.9%, 49.8%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차세대 스토리지 시장에서 2세대 스마트SSD를 필두로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국제 스토리지 표준화 기구와 협력해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 표준화를 적극 추진하고 다양한 고객사의 응용처에서 기술을 검증해 시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최진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1세대 스마트SSD의 성공적인 출시를 통해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연산 성능을 더욱 강화한 2세대 스마트SSD로 데이터베이스, 비디오 트랜스코딩 등 다양한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적극 대응해 나가는 등 차세대 스토리지 제품군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SSD뿐 아니라 CXL 기반 D램, HBM-PIM 등을 선보이며 메모리반도체에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D램, 낸드 분야 제품 간의 시너지를 통해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동시에 메모리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기존 대비 메모리 용량을 4배 향상한 고용량 512GB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D램 개발에 성공하면서 올해 3분기부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차세대 기업 서버용 ZNS SSD를 출시했으며 D램 모듈에 AI엔진을 탑재한 ‘AXDIMM’, 모바일 D램과 PIM을 결합한 ‘LPDDR5-PIM’ 기술, HBM-PIM의 실제 시스템 적용 사례도 선보였다.
아울러 지난 3월부터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함께 차세대 스토리지 기술인 ‘존 스토리지’(Zoned Storage) 개발 및 표준화를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 낸드는 저장장치로만, D램은 캐시메모리 처리장치로만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하지만 지금은 기존 방식을 뛰어넘어 CPU 역할 수행 등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