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내달 4~5일 ‘수요예측’…수산인더스트리, 내달 1일 ‘상장’
매월 체급 키우며 IPO 투자심리 ‘회복세’…“증시 변동성 조정 영향은 부담”
올해 LG에너지솔루션 단 1개에 그쳤던 코스피 기업공개(IPO) 시장이 기지개를 켜려고 하는 가운데, 혼돈에 빠졌다. 비우호적인 증시환경에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다시 나타난 탓이다. 반면, 대어들이 다음 달부터 잇따라 출격하면서 IPO 철회 기업과 신규 상장 기업이 혼재된 변동성 강세 공모주 시장이 펼쳐질 전망이다.
21일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주식시장 상황과 동종사 주가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IPO를 철회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최근 주식시장 등 제반 여건의 악화로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렵다”라고 상장 철회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 2019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상장 도전 계획도 거뒀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해, 지난달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이달 초에는 교보생명이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최대주주의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 소송’으로 지배구조 안정성이 낮아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에만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이 상장을 연기하면서 IPO 보릿고개 현상이 심화됐다. 현재까지 올해 코스피 상장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한 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23개사가 상장한 것과 비교해 대폭 쪼그라들었다.
쏘카와 수산인더스트리 등 대어들은 IPO 시장 혼조세 속에 다음 달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쏘카는 내달 4~5일 수요예측을 거쳐 10~11일 청약을 진행한다. 다음 달 16일 상장 예정이다. 총공모주식수는 455만 주,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4000~4만5000원이다.
수산인더스트리는 수요예측에 339곳의 기관이 참여해 공모가 3만5000원을 확정했다. 총공모주식수의 30%인 171만4500주를 대상으로 20~21일 일반청약을 진행했다. 상장일은 다음 달 1일이다.
이밖에 컬리, 골프존카운티, 바이오노트, 케이뱅크 등이 코스피 입성을 위한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SSG닷컴, CJ올리브영, 오아시스 등의 하반기 신규 상장도 예상된다.
증시 침체에 쪼그라들었던 IPO 시장은 2분기부터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다. 5월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대어급들의 철회로 투자심리 냉각을 거쳐 6월에는 시가총액 1000억~2000억 원대 코스닥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소폭 회복됐다.
7월에는 수산인더스트리 등 시총 5000억 원 전후의 중형주와 8월 쏘카 등으로 이어지는 시총 조 원대의 중대형주까지 분위기 회복에 성공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후 컬리, 케이뱅크를 비롯한 대어급의 상장이 재개되면 규모면에서도 의미 있는 반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공모 투자심리가 개선이 변수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경기불황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어 현대오일뱅크처럼 언제든 상장계획을 접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신규상장일의 평균수익률은 2021년 54.2% → 2022년 36.0%, 연간 수익률(YTD) 평균은 2021년 54.8% → 2022년 39.6%로 하락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라며 “IPO 시장은 증시 변동성의 높은 조정 영향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