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턱은 낮아졌지만…금리 인상ㆍ집값 하락은 '부담'
8월부터 생애최초 주택 매수자에 대한 주택담보비율(LTV) 완화안이 적용된다. 서울 아파트 기준으로 현행 40%에서 최대 80%까지 LTV를 적용받을 수 있어 최근 급격히 얼어붙은 매수세가 되살아 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고 집값 내림세가 뚜렷해 매수세 반전을 불러오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장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지난 20일 LTV 완화를 골자로 한 대출 규제 개선안을 담은 은행업 등 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은 행정예고를 거쳐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다음 달 1일 이후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는 주택 소재 지역이나 주택가격에 상관없이 LTV 상한 80%를 적용받을 수 있다. 대출한도는 기존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늘어난다.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LTV 상한은 40%, 조정대상지역의 LTV 상한은 50%다. 서울 내 25개 자치구는 모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다. 조정대상지역까지 범위를 넓히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해당한다.
LTV 완화안이 적용되면 서울 외곽지역이나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매수세는 일부 회복될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강북 및 강서 지역의 전용면적 60㎡형 이하 소형 아파트나, 경기·인천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의 주택 구입 시 대출 이용이 수월해질 전망”이라고 했다.
직방 집계에 따르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 기준으로 올해 5월까지 생애최초 주택 매입자의 등기 완료 건수는 14만1424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같은 기간 54만 명과 비교하면 약 30%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연말까지 예고됐고 집값 내림세마저 가팔라 아파트 매수세 재점화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전날 발표한 7월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전주보다 낙폭을 키워 0.05% 하락했다. 특히 젊은 층의 첫 집 매수가 많은 서울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 등은 집값이 서울 평균보다 더 떨어졌다. 도봉구(-0.14%)와 노원구(-0.13%), 강북구(-0.13%) 등 주요 지역에선 매물이 쌓이면서 집값이 서울 평균보다 더 떨어졌다.
이와 관련, 함 랩장은 “이자 부담이 과거보다 커졌고 집값 고점 인식과 주택가격 정체로 인해 주택 구입과 관련된 수요자의 매수 적극성이 낮아진 상황으로 거래 순증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