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자이언트스텝’ 여부·2분기 GDP 수치 주목…장단기 금리 역전·투자심리 위축 우려
내달 한은 금통위까지 한 달이나 남아…대출금리 인상 및 취약차주 지원책 필요
24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금융당국 수장이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계기로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6월 16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첫 회의가 열렸지만, 당시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취임 전이어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대참했다. 김 위원장 정식 임명(7월 11일) 이후에 열린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가 사실상 윤석열 정부 경제팀(기재부 장관ㆍ경제수석ㆍ한국은행 총재ㆍ금융위원장ㆍ금융감독원장)이 ‘완전체’로 모인 셈이다.
경제팀이 주말을 불문하고 회의를 가진 이유는 당장 오는 26~28일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과 미 상무부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비치 발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와 GDP 발표를 바탕으로 경제·금융정책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1.75%다. 이번에 또다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 연 2.5%로 오른다. 한은 기준금리(연 2.25%)를 넘어선다. 미 연준이 일각에서 거론되는 ‘울트라스텝(1%p 인상)’이 현실화되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진다.
최근 장단기(10년 만기 국채금리-3년 만기 국채 금리) 금리 차가 14년 7개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 우려가 커진 시점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외화자금 유출 등 투자심리 악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시장의 동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이미 마이너스(-1.6%)를 나타낸 만큼 2분기에도 같은 흐름일 경우 이론상으로는 경기침체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제 우려가 확산되면서 경제·금융정책당국의 고민도 커졌다. 당장 한국은행은 오는 26일 2분기 실질 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성장률은 0%대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소비부진 가능성으로 1분기 성장률(0.6%)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
특히 다음 달 25일로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하루 단위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다음 달 2일에 7월 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되고, 통계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다. 7월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빅스텝’을 결정한 만큼 경기 우려에 관한 내용이 의사록에 담겨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7월 소비자물가지수 수치도 기준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한 바 있다. 한은이 다음 달에서 ‘2차 빅스텝’을 단행한다면 기준금리는 연 2.75%로 오른다.
이 경우 금리 역전을 막을 수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여신금리 상승→취약 차주 부실화 우려 고조→경기 불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더욱 공고해지게 된다.
물가를 잡으려는 통화정책(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장 안정을 우선해야 하는 금융 정책 간 상충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이미 7%대 중반(연 7.33%)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6%대 후반(연 6.868%)으로 각각 8%대 진입, 7%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정부가 취약차주를 대상으로 금융정책을 내놓았지만, 정책 실행이 이제 시작된 만큼 그 효과는 미지수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금융시장 사이클에서는 가장 먼저 경기를 반영해 장단기 금리 차 변화 이후 주가 및 금리 순서로 상호 영향을 준다”라면서 “다음 주 주간 채권일정에서는 미국 7월 FOMC 및 국내외 주요국 2분기 GDP 발표 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