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10만 명을 넘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0만285명 늘었다고 밝혔다. 누적으로 1944만6946명이다.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을 웃돈 것은 지난 4월 20일(11만1291명) 이래 98일 만이다. 위중증 환자는 177명으로 6월 1일(188명) 이후 가장 많고, 사망자도 25명에 달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가 강한 전파력과 백신에 대한 면역 회피로 우세종이 되면서 확산하고 있다. 4주일 전인 6월 29일(1만454명)에 비해 신규 확진자가 10배 가까운 증가세를 나타냈다. 여름철 이동량 증가, 실내 감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들의 경계심이 느슨해진 영향도 크다. 본격적인 휴가철로 감염 확산이 빨라지고, 다음달 중순 이후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만 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다만 감염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3월 이후의 기간이 짧고, 국민들의 4차 백신 접종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아 유행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현재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고령층 4차 접종률은 40% 수준이다. 기존 백신의 예방효과가 낮기는 해도 위중증과 사망을 방지하는 효과가 크다.
바이러스 변이를 거듭하면서 6차 유행이 본격화하는 국면이다. 감염 증상이 있음에도 일상의 불편과 경제적 부담으로 검사를 기피하는 숨은 감염자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방역당국의 치밀한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원활한 확진자 검사와 신속한 치료가 급선무다. 위중증 환자의 병상도 차질없이 준비해야 한다. 현재 위중증 병상의 전국 가동률은 21.3%로 여유가 있지만 위중증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감염 확산 시기 가장 피해가 큰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의 집단감염을 막기 위한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개량 백신 확보도 실기해서는 안된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오미크론 원형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 개발을 거의 마친 단계다. 미국 정부는 개량 백신 우선 구매를 위해 화이자와 1억500만회 분의 계약을 맺었다. 일본도 가을부터 개량 백신 접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리 정부도 선제적 대책이 시급하다. 과거처럼 백신 확보와 접종이 늦었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정부는 27일 ‘자율적인 일상 방역’을 기조로 가족돌봄휴가자 하루 5만 원씩 열흘간 지원, 학원 원격수업 전환, 공직사회 휴가 복귀시 신속항원검사 등 방역대책을 새로 내놓았다. 대응 방도가 마땅치 않다. 지난 2년 반 동안 고강도 거리두기와 영업제한 등으로 국민들은 엄청난 불편을 겪었고 경제가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 더 이상 일상을 멈추는 거리두기 같은 조치는 어렵다. 결국 국민 개개인의 철저한 위생관리와 방역수칙 준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