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 국부펀드가 출범한 LIV 골프대회 극찬
주말 열리는 대회도 본인 소유 골프클럽서 개최
과거 사위ㆍ측근 회사에 사우디 펀드가 투자한 이력
미국 내 반대 목소리에도 사우디와 공개 협력 행보
이런 사우디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기회로 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주말 자신이 보유한 뉴저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LIV 골프 토너먼트 대회를 개최한다.
LIV는 미국프로골프(PGA)에 대항해 출범한 단체로, 2억5500만 달러(약 3314억 원) 상금이 걸린 이번 대회에는 메이저 대회 6회 우승자인 필 미컬슨을 비롯해 브라이슨 디섐보, 더스틴 존슨과 같은 여러 유명 선수들이 출전할 예정이다.
문제는 LIV가 사우디 국부펀드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으로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사우디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손잡고 미국에서 골프대회를 열자 미국 내에서도 비난 여론이 거세다. 사우디가 스포츠를 통해 대외 이미지를 세탁하는 이른바 ‘스포츠 워싱’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공화당이 사우디에 보낸 강경 메시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1년 9ㆍ11테러에 사우디가 관여했다고 주장하는 911저스티스의 브렛 이글슨 회장은 “이번 일은 돈과 탐욕, 권력에 관한 것”이라며 “우리 가족을 죽인 혐의로 기소된 사람들로부터 이익을 챙기는 전직 대통령은 가망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퇴임 후 사우디와 트럼프의 사이는 더 가까워졌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운영하는 회사에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고, 트럼프 재임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스티브 므누신이 운영하는 회사에도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제는 골프 사업을 통해 둘의 관계가 공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변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도 “LIV는 선수들을 PGA 투어에서 빼냄으로써 골프 시장을 뒤집어 놨고, 이는 사우디를 홍보하는데 수십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며 극찬했다.
9ㆍ11 희생자 유족들의 반발에 관해선 “그들의 감정을 알지만, 그들이 말하는 입장에 대해선 모른다”고 답했고, 카슈끄지 살해사건에 대해서도 “논란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