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간식’, ‘국민야식’으로 치킨을 꼽는데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온국민이 사랑하는 음식이고 어느 장소에도 어울리는 인기 먹거리입니다.
하지만 어느새 치킨이 ‘부담 없이’ 즐기기에는 '부담스러운' 간식이 되고 있습니다. 밀가루, 식용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슬금슬금 가격을 올리더니 메이저 프랜차이즈의 치킨 가격은 2만 원을 넘어선지 오래고, 여기에 배달비도 3000~4000원을 오가면서 배달을 시킬 경우 3만 원이 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배달앱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1위인 교촌치킨의 ‘교촌블랙시크릿과 웨지감자 세트’ 메뉴(2만6500원)를 배달 주문하면 배달비 4000원을 포함해 총 3만500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제 정말 치킨 3만 원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그렇잖아도 치솟는 물가에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치킨마저 가볍게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소비자들은 불매 운동을 벌이는 등 실망감도 커진 모습입니다.
그러자 가격에는 어느 곳보다 민감한 대형마트가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특히 최근 홈플러스가 내놓은 ‘당당치킨’이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가격이 프라이드치킨 기준 한 마리에 6990원으로 프랜차이즈 치킨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이 치킨은 '가성비 치킨'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약 한 달(6월30일~7월26일) 만에 누적 판매량 22만8381마리를 기록했습니다. 때마침 초복과 중복에 간편 보양식으로 당당치킨을 선택한 소비자들이 늘면서 일부 매장은 품절 현상을 빚기도 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여세를 몰아 '두마리 후라이드 치킨'을 9990원에 선보이는 멤버십 회원 특가 이벤트를 8월17일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다른 대형마트들도 프랜차이즈 치킨의 반값 정도에 치킨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키친델리 코너에서 '5분치킨'을 998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 치킨은 집에서 에어프라이어에 5분 조리시 더욱 바삭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국내산 냉장육 치킨입니다.
롯데마트가 판매하는 'New 한통가아아득 치킨'은 한 마리 반 구성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양이 많은 만큼 판매가는 1만4800원인데 한 마리 기준으로 환산하면 9867원에 불과합니다. 국내산 9~11호 계육을 사용하고 깨끗한 기름에 한 마리 반을 한통 가득 담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기에 월 평균 판매량만 3만5000개에 달합니다.
그렇다면 마트들은 어떻게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의 30~50% 수준으로 치킨을 판매할 수 있을까요?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바로 대량 구입과 유통 구조 단순화 때문입니다.
대형마트들은 소비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파트너사와 협의 후 대량으로 계육을 매입하며 경쟁력 있는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죠.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형마트 3사의 매장 수가 405곳임을 감안하면 한 업체만 해도 최소 130곳 이상의 매장이 전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대량구입으로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이 매장들은 최근 추세에 맞춰 대부분 조리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직접 구입한 닭을 직접 튀겨 판매하는 단순한 구조로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반면 프랜차이즈는 도축된 닭을 도계업체로부터 1000원 정도의 마진이 붙은 가격에 납품 받아 여기에 1000원을 더 붙여 가맹점으로 공급합니다. 기본 재료인 닭 가격부터 차이가 발생합니다. 여기에 대형마트보다 훨씬 많은 수의 치킨 가맹점마다 배송을 해야하기 때문에 배송비용도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또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튀김 기름부터 포장 박스와 치킨무, 물티슈, 서비스 음료까지 본사로부터 공급받는데, 여기에도 본사 마진이 붙습니다.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프랜차이즈 치킨과 달리 마트들은 치킨을 위한 별도의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점도 치킨 가격 차이를 만드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혹시나 '저렴한 가격 때문에 품질이 떨어지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는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마트에 가보셔서 아시겠지만 치킨 외에도 최근 마트에는 다양한 튀김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즉 다양한 튀김요리를 하는 만큼 기름의 선도 등을 관리하지 않으면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죠.
마트 치킨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프랜차이즈 치킨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솔직히 맛은 조금 부족하지만 가격을 감안하면 훌륭하다’는 등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즉 소비자가 배달의 편리함을 포기하고 조금만 발품을 들인다면 여전히 '부담없이' 가족들과 치킨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주말 마트에 들러 장도 보고 저렴한 치킨도 사서 가족들과 즐거운 치킨파티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