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상담소’ 이수영, 이르게 떠난 부모님 생각에 오열…오은영 “전쟁고아의 삶 같아”

입력 2022-07-29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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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출처=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캡처)

가수 이수영이 이르게 부모님을 떠나보낸 뒤 힘들었던 속내를 털어놨다.

29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24년 차 가수 이수영이 출연해 “단 한 번도 내 무대가 좋았다고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라고 고백했다.

이날 이수영은 “병원 다니며 약을 먹었다. 요즘도 안정제를 먹고 올라간다. 그래서 자신감이 자꾸 하락한다”라고 털어놨다. 특히 이수영은 20살 때부터 수없이 졸도하는 등 공황 장애를 오래 앓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수영은 자신을 둘러싼 불안에 대해 “아무래도 너무 일찍 부모님이 돌아가시기도 했고 밥도 다 챙겨야 했고 막내는 등에 업고 방을 닦았고 동생이랑 정부미를 받아온 기억도 있다”라며 “남동생이 미끄럼들에서 떨어져 실명할 뻔한 적도 있는데 이런 모든 상황에서 내가 어른 역할을 해야 했다. 편안하게 내 공간이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도 편히 있는게 잘 안되고 저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게 죄스럽게 느껴진다”라며 “그러다 임신을 하고 7개월부터 아이 낳을 때까지 가장 행복했다. 돈을 안 벌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았다. 몸은 힘들었지만 꽉 채워진 느낌이 좋았다”라고 전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이수영 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전쟁고아 같다”라며 “그분들은 전쟁에서 나는 살았지만 희생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죄책감을 느끼는 거다. 그래서 가수로 성공하고 안정된 삶이 되었지만 편하게 있으면 죄책감을 느끼는 거다. 임신했을 때만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주신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수영은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서라면 자존심도 버릴 수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이의 보육 이모님이 오래 일하시다가 그만두실 때가 있었다. 어머니처럼 의지했는데 너무 힘들었다”라며 “병원 상담도 받아봤는데 아이는 괜찮은데 내가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는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수영은 “남편은 늘 제 전화를 잘 받아준다. 받지 못했을 때는 바로 전화를 걸어준다. 그런데 딱 한 번 회식으로 받지 못한 날이 있었다”라며 “나는 그때 남편이 사고가 났구나, 병원에서 전화가 오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남편마져 죽으면 어쩌나, 그런 생각을 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오래 관계를 맺은 중요한 사람과 헤어지거나 관계가 멀어지면 분리불안 같은 걸 느낀다. 아이들 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있다.

중요한 사람, 오래 관계를 맺은 의미있는 사람과 헤어지거나 관계가 멀어지면 분리불안 같은 양상이 있다. 아이들만 있다고 생각하지만 성인도 있다”라며 “불안이 깊어지면 공포까지도 간다. 수영 씨 인생에 가장 최고의 공포 순간이 언제였냐”라고 물었다.

이수영은 “전화”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돌아가신 날 새벽 병원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택시에서 엄마가 머리만 안 다치면 된다는 말이 기억에 남은 채로 스무 살에 내가 똑같이 그 말을 외치며 병원으로 갔다”라며 “혹시 살아있을까, 하는 희망이 무너졌을 때. 한동안 장례식장도 못 갔다. 그 글자만 봐도 숨이 안 쉬어져서 괴로웠다”라고 털어놨다.

▲이수영. (출처=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캡처)

오은영 박사는 “정서적 안정감을 얻는 경험이 부족했던 거 같다. 책임감도 강하고 다른 사람 입장을 이해하는 능력도 좋다. 그러니까 더 힘든 거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수영은 “저는 애도의 기간에 애도할 겨를이 없었다. 아빠가 돌아가실 땐 너무 어렸고 엄마가 돌아가신 뒤엔 바로 가수 데뷔를 했다. 눈물 흘릴 겨를이 없이 달려왔다”라고 전했다.

오은영 박사는 이수영에게 어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보라고 권유했지만 이수영은 오열하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만약 어머니시라면, 리고 미숙한 엄마 때문에 정말 마음고생이 많았다. 그냥 고마웠다는 말을 꼭 너에게 해주고 싶다. 정말 고마웠다. 정말 진심으로 사랑한다, 라고 말하셨을 것 같다”라고 말해 또 이수영을 눈물 흘리게 했다.

오은영 박사는 “수영 씨에게 남편과 아이는 소중한 존재이고 살아가는데 가장 큰 의미 같다”라며 “수영 씨가 살아왔던 옛날이야기 많이 나누어라. 가족은 그런 거다. 좋은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안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 거다. 아이들도 부모의 삶을 이해하고 더 가깝게 느끼고 성장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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