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드 라벨 부착 대신 박스 표면에 인쇄…"소소하지만 확실한 친환경"
CJ대한통운이 환경친화적인 작업방식을 도입해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배송 상자 측면에 라벨 부착 대신 먹물분사형 바코드를 사용해 지난 3년간 3500만 장의 코팅라벨을 없앴다고 3일 밝혔다. 특히 첨단화·자동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친환경 포장 방식이 적용돼 'ESG 패키징' 프로세스가 구축되고 있다.
먹물분사형 바코드는 실제 먹물은 아니지만, 오징어가 먹물을 뿜듯이 잉크를 분사한다고 해 물류현장에서는 ‘오징어먹물 바코드’라 불린다.
여러 종류의 상품을 함께 포장하는 이커머스 물류 특성상 상자 측면에 바코드를 표기하는 일은 필수다. 물류센터에서 작업자가 상자에 담아야 할 상품의 종류와 수량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상자에 표기된 바코드를 스캔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물류업체의 경우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작업자가 플라스틱 박스에 담아온 후 배송할 박스로 옮겨 담기 때문에 별도의 라벨에 바코드를 인쇄해 박스에 부착한다.
반면 CJ대한통운은 자동제함, 바코드 표기 기술과 빅데이터 역량을 결합해 라벨 부착 과정을 없앴다. 자동제함기가 상자 하단을 접으면 잉크 분사기가 상자 측면 골판지 표면에 바코드를 자동으로 새긴다.
이후 CJ대한통운이 분석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주문에 맞는 최적 상자가 물류현장에 투입된다. 타 업체들과 달리 물류과정 처음부터 배송 상자가 사용되기 때문에 상품을 다른 상자에 옮기거나 별도의 라벨에 바코드를 인쇄해 부착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CJ대한통운은 이커머스 물류를 수행하는 센터들에 이 프로세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비록 상자에 부착된 조그만 라벨이 하나 사라진 것이지만 소소하지만 확실한 친환경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가로, 세로 길이가 각각 7, 5㎝인 라벨을 기준으로 CJ대한통운이 없앤 3500만 개 라벨과 밑 장 총면적은 축구장의 34.3배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A4 용지 1장이 라벨 16개 크기와 유사하고 A4 용지 1만 장 생산에 30년생 나무 한 그루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 438그루의 30년생 나무를 살린 셈"이라며 "라벨 제작에 수반되는 플라스틱 필름 코팅, 접착제 등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까지 고려하면 친환경 효과는 이보다 2~3배 이상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CJ대한통운은 물류작업에서도 주문별 맞춤형 상자를 투입해 완충재 사용량을 최적화하며 과대 포장을 방지하고 있다. 완충재, 개별 포장재, 테이프 등 포장에 사용되는 모든 부자재는 종이로 대체돼 재활용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향후 먹물분사형 바코드 표기, 주문별 최적 상자 투입, 종이 포장부 자재 사용 등 ‘ESG 패키징’ 방식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경훈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장은 “첨단화•자동화 기술을 통해 불필요한 부자재를 없애고 과대 포장도 방지하고 있다”며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물류 프로세스 곳곳에 환경친화적인 작업방식을 도입해 ESG 경영을 적극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