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해방촌 거리와 이화여대, 미국 뉴욕 건물 등을 배경으로 인파를 형상화한 물보라 이미지를 덧입힌 임준영 작가의 작품이 5일부터 서울 종로 금호미술관에서 공개된다. 초대전 ‘그 너머에, 늘’로 사진, 레이어 등 29점이다.
4일 금호미술관 전시실에서 만난 이민영 큐레이터는 “작가가 뉴욕에 머물 당시 기하학적인 건물로 가득한 삭막한 도시에서 사람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보고 마치 유영하는 물이나 유기체처럼 조화롭게 느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임 작가는 거리에 실제로 물을 뿌리는 방식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싶었지만, 911테러 이후 미국 공공장소에서 실험적인 활동을 벌이는 게 무척 까다로워지면서 스튜디오에서 물줄기를 촬영한 뒤 사진에 합성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같은 공간의 지상층에서는 또 다른 방식으로 도시와 인간 문명 사이를 들여다보는 한성필 작가 초대전 ‘표면의 이면’을 통해 24점의 작품도 전시된다.
한 작가는 유럽 도시들이 대표적 건축물을 복원할 때 공사 현장을 가리기 위해 주변에 두르는 거대한 가림막에 주목했다. 공사가 벌어지는 소란스러운 공간을 공공미술의 영역으로 치환하는 ‘파사드’다. 2006년 서울 명동성당 보수공사 당시에도 파사드를 장착한 바 있다.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둔 작가는 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대자연에 숨어 있는 원전 설비가 강물을 냉각하며 뿜어내는 수증기의 모습도 포착했다.
마치 구름처럼 보이는 모습에 이 큐레이터는 “전원 속 거대한 원전에서 수증기를 보고 작가는 자연과 문명의 조화, 부조화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고 전했다.
임준영, 한성필 작가의 금호미술관 초대전은 공개 첫날인 5일 오후 한시적으로 무료 공개된다.
전시관 내 QR코드를 통해 작품 해설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정규 유료 전시는 6일 토요일부터 시작한다. 오는 10월 23일까지 두 달여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