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백화점업계에 예약선물 세트로 '럭셔리 한우' 바람이 불고 있다. 고물가 인플레이션 여파로 소비심리 위축 우려가 높은 한편으로 소비 양극화 현상이 거세지면서 백화점의 '프리미엄 고기' 마케팅 열기가 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업계가 추석 예약선물로 '프리미엄 고기'에 방점을 찍으면서 물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고급 한우세트를 역대 최대물량인 9만5000여 개 준비하며 품목 수를 전년 대비 10% 늘려 125개로 확대했다. 신세계는 100만 원 이상의 '5스타 한우 선물세트' 물량을 전년보다 70% 늘렸고, 롯데백화점도 하이엔드 한우 품목을 기존 2개에서 8개로 다양화했다.
특히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빨라지면서 공급 물량이 부족할 수 있는 과일 대신 고가 정육세트로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미 이달 초부터 추석선물 사전 예약 서비스에 돌입한 만큼 본 판매가 시작되는 중하순 이후 과일 부족 현상을 고기로 대체해 미리부터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전체 정육세트 물량을 늘리는 동시에 10만~20만 원대 정육세트 품목도 확대해 과일 선물세트 수요를 흡수한다는 설명이다.
수백만 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정육세트 인기도 고공행진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100만 원 이상 한우 선물세트 매출이 최근 2년간 연평균 70% 이상 늘었다. 특히 올해 설 행사 기간에 처음으로 선보인 최고가 선물세트 ‘프레스티지 No.9 명품 GIFT'는 300만원대의 고가임에도 불구 한정수량 100세트가 대부분 판매되는 등 지난해 설 대비 매출이 5배 이상 증가했다.
백화점 업계는 늘어나는 수요에 발맞춰 프리미엄 정육세트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10만~20만 원대의 한우 선물세트를 강화했다. 200g씩 소분하고 진공 포장해 보관 및 휴대가 간편한 소포장 세트 ‘한우 소담 세트’를 지난 설보다 30% 이상 확대해 2만 세트를 선보인다. ‘현대 한우 소담 화(花, 20만 원)’, ‘현대 한우 소담 성(誠, 11만 원)’ 등이 대표적이다.
전체 한우 선물세트도 지난해보다 15% 늘려 7만 5000세트 준비했다. 특히 100만 원 이상 초(超)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은 지난해보다 50% 늘리고, 품목 수도 기존 5종에서 6종으로 늘렸다. 프랑스 '르꼬르동 블루' 출신 김형석 총괄 셰프의 레시피로 만든 디핑소스 3종과 함께 구성된 ‘한우와 김형석 셰프의 디핑소스 세트(35만 원)’도 준비했다.
롯데백화점은 대표상품으로 1++등급 마블링 지수(BMS Beef Marveling Score·근내지방도) 9번 한우 중에서도 극소량만 생산되는 안창살, 토시살, 치마살, 제비추리 등 특수부위로 구성한 ‘프레스티지 No.9 특선 GIFT(150만 원)’, 꽃등심, 샤토브리앙, 꽃갈비 등 등심, 안심, 갈비살 부위 중 가장 좋은 부위로 구성한 ‘한우 명품 일미 GIFT(130만 원)’, ‘한우 명품 진미 GIFT(120만 원)’ 등으로 6개 품목을 새롭게 출시했다.
신세계는 1++ 등급 한우 중에서도 가장 높은 마블링 스코어 'No.9'의 최고급 부위로 구성한 명품 한우 The No,9(250만 원), 1++등급 한우에서 소량 생산되는 최고급 부위로 엄선한 명품 한우 스페셜(200만 원), 신세계 지정 목장에서 방목,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은 명품 목장 한우 특호(150만 원) 등을 준비했다.
고물가 인플레이션과 함께 소비 양극화도 심화하면서 백화점업계는 고가 프리미엄 육류 수요가 당분간 꾸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 명품 수요가 올랐던 것처럼 한쪽에서 '짠테크'를 한다고 해도 다른 한쪽에서는 고가 수요가 여전하다"라면서 "백화점 업계의 수백만 원대 육류 선물 마케팅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