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치킨은 홈플러스가 ‘당일 조리, 당일 판매’를 내세워 출시했는데요. 당당치킨이 인기를 끄는 요인은 무엇보다 ‘가격’입니다. 홈플러스는 당당치킨을 한 마리 6990원에 내놓았는데요. 특정 시간대에는 두 마리에 9990원에 판매하는 행사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2만 원을 훌쩍 넘어 3만 원대에 육박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죠.
이런 당당치킨을 보면서 떠오르는 게 있는데요. 바로 12년 전 롯데마트가 판매했던 ‘통큰치킨’입니다.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출시와 동시에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런데 통큰치킨은 출시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는데요.
순식간에 사라진 ‘통큰치킨’과 달리 ‘당당치킨’의 위세는 그야말로 ‘당당’한데요. 과연 당당치킨은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이에 통큰치킨은 개점 30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통큰치킨은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의 거센 반발로 일주일 만에 판매를 중단해야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기업이 자영업자의 사업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횡포를 부린다고 주장했는데요. 당시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롯데마트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소비자들은‘통큰치킨’을 응원했지만,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압박에 롯데마트은 백기를 들수 밖에 없었습니다.
앗!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물론 여전히 마트 가성비 치킨에 소비자들은 열광하고 있습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당당치킨에 대해 “맛도 프랜차이즈 못지않다”, “가성비 갑이다”는 등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각 지점의 판매 시각을 공유하거나 당당치킨 구매에 성공했다는 인증 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마트 치킨에 대한 프랜차이즈 업계의 반대도 여전하죠.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대기업의 횡포로 골목상권이 무너질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주들은 대형 마트들이 이 같은 가성비 치킨을 내놓는 데 대해 ‘미끼 상품’이라고 비판합니다. 저렴한 치킨을 미끼로 다른 상품을 팔려는 속셈이라는 것입니다.
우선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물가 때문에 가성비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큰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마트 치킨을 몰아낸 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가격을 올린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게다가 교촌치킨의 일부 가맹점이 배달비를 기존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진 것도 부정적 인식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온라인상에서는 프랜차이즈 치킨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이콧 프랜차이즈 치킨’. ‘주문 안 합니다’. ‘먹지 않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포스터가 올라왔습니다. 해당 이미지는 2019년 일본 상품 불매 운동 당시 ‘노 재팬(No Japan)’ 포스터를 패러디한 것입니다. 포스터에는 “통큰치킨을 잃고 12년, 치킨값 3만 원 시대, 소비자는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라며 가성비 치킨을 그리워하는 문구도 적혀있습니다.
이처럼 가성비 치킨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다른 마트들도 줄지어 가성비 치킨을 내놓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11일부터 일주일간 ‘뉴 한통 가아아득 치킨(1만5800원)’을 7000원(44%) 할인한 8800원에 판매할 예정입니다. 이마트도 지난달부터 9980원에 ‘5분치킨’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성비 마트 치킨이 치킨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마트 치킨은 골목 시장을 위협하는 대기업의 횡포일까요, 아니면 어려워진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위로하는 ‘착한 치킨’일까요? 마트 치킨이 치킨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