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번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피해와 관련해 신속한 수해 복구와 함께 10년 전 중단된 '대심도 빗물터널' 6곳에 대한 공사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오 시장은 '집중호우로부터 안전한 서울시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침수피해 가정과 상가 원상복구를 위한 지원, 도로, 하천의 긴급복구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의 치수관리목표를 대폭 상향시키는 등 수해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서울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내놨다. 시간당 강수 처리용량을 현재의 30년 빈도 95㎜ 기준에서 최소 50년 빈도 100㎜로, 항아리지형인 강남은 100년 빈도 시간당 110㎜를 감당할 수 있도록 목표를 올리겠다는 것이다.
2011년 7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은 광화문과 양천구 신월동, 강남역 등 상습 침수 지역 7곳에 17조 원을 들여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 확충 등의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이 계획은 오 시장이 물러나고 2011년 10월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며 대폭 수정돼 신월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만 완료됐다.
이에 오 시장은 2011년 이후 중단됐던 상습 침수지역 6곳에 대한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 추진에 앞으로 10년 간 1조5000억 원을 투자하고 기존 하수관로 정비, 소규모 빗물저류조 및 빗물펌프장 설치 등에도 1조5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우선 1단계로 이번 침수피해가 컸던 강남역 일대와 도림천, 광화문 지역에 대해 2027년까지 (시설 건설을) 완료하도록 할 것"이라며 "2단계 사업은 동작구 사당동, 강동구, 용산구 일대를 대상으로 관련 연계사업과 도시개발 진행에 맞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재원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 준비를 위해 재난기금 등 관련 재원을 즉시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심도 터널공사는 대규모 재정투자가 필요하고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한 중장기적인 투자 사업"이라면서 "열악한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 투자인 만큼 필요할 경우 지방채 발행을 통해서라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도심 빗물터널 공사는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폭우 대책회의에서 "오 시장이 과거 준비했었던 침수조·배수조와 물을 잡아주는 지하터널 등도 광범위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빗물 펌프장과 저류 배수시설을 찾아 가동 현황과 집중호우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오 시장은 "정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해 이날 오전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기록적 폭우 피해를 신속하게 복구하기 위해 자치구에 특별교부금 300억 원을 긴급 지원한다. 예산은 도로 등 시설물 피해복구, 주거지 침수 등 피해를 입은 이재민의 임시 거주지 마련 등 조속한 복구에 투입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