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재건축 ‘안전진단’이 대체 뭐길래?

입력 2022-08-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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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준공 30년 지나야 가능…윤석열 정부서 규제 완화 전망

▲서울 강동구 일대 재건축 단지 전경.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이투데이DB)

요즘 부동산 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재건축 ‘안전진단’이라는 용어를 많이 접하곤 합니다. 아파트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서는 안전진단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안전진단이 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안전진단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제12조에 따라 정비사업 계획수립 시기가 가까워지면 공동주택 재건축에 한해 이뤄지는 절차입니다. 본격적인 개발에 앞서 아파트의 노후·불량 정도에 따라 재건축 가능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재건축 가능 연한(준공 후 30년)을 채운 단지는 안전진단을 통과해야만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재건축하기 위한 첫 단계인 셈이죠.

안전진단 절차는 현지조사(예비안전진단), 정밀안전진단 순서로 진행합니다. 먼저 현지조사는 해당 단지의 최소 표본을 정해서 맨눈으로 건물 노후도 등을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건축 마감이나 설비 노후도 등을 평가합니다.

현지조사를 완료하면 본격적으로 정밀안전진단(1·2차)을 시행합니다. 정밀안전진단은 평가를 통해 A~E등급으로 매겨지게 됩니다. A~C등급(56~100점)을 받으면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고, E등급(30점 이하)을 받으면 바로 재건축을 할 수 있습니다. D등급(31~55점)을 받으면, 조건부 재건축 대상으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시설안전공단에서 진행하는 적정성 검토(2차)를 한 차례 더 받아야 합니다. 만약 정밀안전진단에서 탈락한다면 현지조사부터 다시 진행해야 합니다.

문제는 ‘구조 안전성’ 기준…文 정부 집값 상승 우려에 기준 올려

현재 안전진단에서 논란이 되는 지점이 바로 이 적정성 검토입니다. △구조 안전성 △주거환경 △건축마감 및 설계 노후도 △비용 등 총 네 가지 항목으로 나눠 평가하는데, 구조 안전성 기준 허들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앞서 2018년 문재인 정부는 재건축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며 구조 안정성 기준을 기존 20%에서 50%로 올렸습니다. 구조 안전성은 건물 기울기, 내구력, 기초침하 등 아파트 구조에 대한 평가를 진행합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구조 안정성 기준은 거의 무너질 정도가 되어야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높다고 평가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적정성 검토를 넘지 못하는 단지들이 속출했습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우성’ 아파트는 준공 37년 차 노후단지지만 지난해 7월 적정성 검토 결과 C등급을 받으면서 재건축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는 48.98점으로 D등급을 받았지만, 적정성 검토에서는 10점이 높은 60.07로 C등급을 받았습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구조 안전성 기준이 강화된 2018년 이후 적정성 검토를 통과한 단지는 △서초구 방배삼호 △마포구 성산시영 △양천구 목동6단지 △도봉구 도봉삼환 △여의도 목화 등 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새 정부, 기준 얼마나 낮아질까…16일 주택 공급대책 주목

윤석렬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주택공급을 늘려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30년 이상 공동주택은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하고, 적정성 검토 단계에서는 문제가 됐던 구조 안전성 평가 비중을 30%로 다시 낮추기로 공약했습니다.

안전진단 기준 완화 방안은 오는 16일 발표될 ‘250만 가구+α’ 공급대책에 함께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안전진단 기준이 과연 얼마나 낮아질지, 완화 이후 재건축 사업이 다시 활발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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