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급락...90달러 밑돈 유가, 어디로

입력 2022-08-16 16:29수정 2022-08-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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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배럴당 90달러 밑으로
국제유가 두 달새 30% 하락해
추가 유가 하락 vs. 반등 요소 산적 관측 엇갈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주유소에 9일(현지시간)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휴스턴/로이터연합뉴스
국제유가가 6개월 만에 최저치에 근접했다. 시장의 관심은 유가 하락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에 쏠리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로 하방 압력이 여전하다는 의견과 급등 요인도 산적하다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9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68달러(2.9%) 떨어진 배럴당 89.41달러에 장을 마쳤다. 10월물 브렌트유는 3.05달러(3.1%) 내린 배럴당 95.10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 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는 최근 두 달 새 30% 넘게 주저앉았다.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당시보다 더 낮다.

미국 휘발유 가격도 9주 동안 연일 하락하면서 전국 평균 가격이 갤런당 4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항공유와 경유 가격도 덩달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주요 원유 소비국인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도 7월 중국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을 밑돈 영향으로 WTI 가격이 3%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3.8%, 2.7%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 4.6%, 6.2%를 밑돈 것이다.

유가 분석업체 ESAI에너지의 사라 에머슨 사장은 “유가가 더 낮아질 수 있다”면서 “ 중국이 3분기 원유 수입을 줄일 것으로 보이고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이 끝나는 데다가 경기침체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가 하락 요인이 수두룩하다는 설명이다.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를 일일 1억300만 배럴로 추산하며 당초 예상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요인도 유가 하락을 자극할 수 있다. 이란이 이슬람 혁명수비대를 미국의 테러 관련 명단에서 제외하라는 요구를 철회하고 새로운 핵 협상 초안에 동의할 경우다. 전문가들은 일일 석유 수출량이 최소 100만 배럴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가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유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국제유가가 예기치 않게 급락했던 것처럼 또다시 쉽게 급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에머슨 사장도 추가 유가 하락을 점치는 동시에 “유가가 다시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종료와 유럽이 겨울철 난방 에너지를 천연가스에서 석유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유가가 다시 반등할 요인도 산적하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이 11월에 끝나면 원유 재고를 다시 보충하려는 수요가 생긴다. 허리케인 여파로 휴스턴 지역 해협이 범람해 원유를 실은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거나 몇 주 또는 몇 달 간 멕시코만 인근의 정유 시설들이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너지를 무기화한 러시아의 행보도 변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일 석유 수출량을 약 58만 배럴 줄였다. 최근 서방의 대러 제재에 맞서 추가로 60만 배럴 감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흐르는 천연가스 공급을 더 조일 경우, 유럽은 가스 대체제로 석유 사용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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