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새로 만드는 자원회수시설을 랜드마크로 조성한다. 디자인, 친환경, 콘텐츠 등 지역 명소로 만들어 인근 지역 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계획이다.
시는 2026년까지 신규 자원회수시설을 건립한다고 17일 밝혔다. 다음달 중 최적 후보지를 결정해 발표한다.
서울시에는 현재 양천‧노원‧강남‧마포 4개의 광역 자원회수시설이 운영 중이다. 하루 약 2200톤의 폐기물을 소각하고 있지만 매일 쏟아지는 3200톤의 종량제 생활폐기물을 감당하기에는 용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때문에 나머지 1000톤의 폐기물은 소각되지 못한채 수도권매립지로 가고 있다.
2026년부터는 수도권매립지의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고, 소각재와 재활용 잔재물 등만 매립이 가능해진다.
신규 자원회수시설은 불가피하게 직매립되고 있는 폐기물을 모두 소화할 수 있도록 일일 소각량 1000톤 규모로 조성한다. 이렇게 되면 2026년엔 ‘직매립 제로’가 실현된다.
서울시는 "신규 자원회수시설을 ‘기피시설’이 아닌 ‘기대시설’로 조성해 자원회수시설의 패러다임을 새로 쓴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실제 해외에서는 자원회수시설을 지역의 명소로 만든 사례가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아마게르 바케’는 소각시설 상부에 스키장을 만들고 벽면에는 암벽장을 설치해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대만의 ‘베이터우’ 소각시설은 160m 굴뚝 상부에 전망대와 회전식 레스토랑을 운영, 360도 통유리를 통해 주변을 감상할 수 있다.
시는 소각시설은 100%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부엔 자원회수시설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건축 디자인의 복합문화타운을 조성한다. 업무‧문화 시설, 공원 등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고, 자원회수시설의 특징이자 기피의 상징이었던 높은 굴뚝은 관광 아이템으로 역활용해 전망대, 회전 레스토랑, 놀이기구, 스카이워크 등을 만든다.
첨단 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의 오염방지설비를 갖춰 대기오염물질‧악취‧소음도 최소화한다. 주변 거주지 등과 분리된 작업차량 전용 진출입 도로도 개설한다.
지역 주민에게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서울시는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자원회수시설에 지역 주민이 원하는 편익시설을 도입한다. 연간 100억 원 규모의 ‘주민지원 기금’도 조성해 아파트관리비, 난방비 등 주민복리증진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자원회수시설 건립~운영 전 과정을 면밀히 관리한다. 건립 전에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자원회수시설 건립에 따른 환경영향을 예측해 최소화 방안을 강구한다. 운영 과정에서는 ‘사후환경영향조사’, ‘주민건강영향조사’ 등을 실시해 환경변화와 건강영향을 조사하고 투명하게 공개한다.
신규 자원회수시설 최적 후보지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입지선정위원회’에서 검토 중이다. 9월 중 최적의 후보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입지선정위원회’는 주민대표 3명, 전문가 4명, 시의원 2명, 공무원 1명으로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지난해 2월 전문 연구기관을 선정해 입지후보지 타당성 조사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공공용지와 사유지를 포함한 서울시 전 지역을 대상으로 심도있는 평가를 실시, 자치구별 최소 1곳을 포함해 36개 후보지를 발굴했다. 객관적이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 5개 내외로 후보지를 압축한 후, 최종평가를 통해 최적 후보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시는 서울시내 4개 자원회수시설 운영 결과 청정하고 안전한 시설이라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4개 자원회수시설 인근 지역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1㎍/㎥으로 서울시 전체평균(38㎍/㎥)보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년 동안 매년 실시하고 있는 인근 주민에 대한 건강영향조사 결과에서도 다른 지역과 차이가 없어 인체에 무해한 시설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은 전력생산과 난방에도 활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원회수시설이 서울시와 서울시민 전체를 위한 필수 시설이므로 최적 후보지 결정 시 지역주민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고의 랜드마크 조성, 깨끗하고 안전한 시설,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지원 등을 통해 기피시설이 아닌 기대시설로 전환되는 모범사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