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방해 노사갈등] ② 사측 "무분별한 파업 막기 위한 것"

입력 2022-08-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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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게티이미지뱅크)

기업 측은 파업에 업무방해죄를 적용하지 않으면 무분별한 파업으로 사업자의 권리가 침해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부 법조인들은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 이후 업무방해죄 적용 범위가 줄어든 만큼 현재 기업 행동과 사법부 판단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업무방해죄에 저촉되지 않는 파업이 얼마든지 가능한데 그렇지 않았다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 이후 무분별한 업무방해죄 적용은 많이 줄었다"며 "노동조합 스스로가 위법한 행동을 하지 않고도 파업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광훈 노무사 역시 "쟁의행위의 목적·절차·수단의 정당성 등 법에서 정한 요건을 지키면서도 충분히 회사에 타격을 주는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면서 "이를 어기면 손배소나 형법상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은 맞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법이 쟁의행위를 너무 제약한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이를 어겼다면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기업이 업무방해죄를 적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말도 나왔다. 김 노무사는 "중소기업은 업무방해죄로 고소할 것이라며 노조를 협박해 파업을 끝내는 경우가 많다"며 "업무방해죄로 재판을 받는 노조가 드물다"고 설명했다.

업무방해죄와 함께 기업이 파업 노조원을 상대로 제기하는 손해배상소송(손배소)에 대해서도 기업과 노동자는 임금을 매개로 사적 계약을 맺은 것이므로 파업의 방식으로 파기됐다면 사용자가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노황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기업에 손해가 생겼으면 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물론 사용자가 손해를 줄일 방법을 모색했어야 되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 손해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달라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50여 일간 파업을 한 하청업체 노동자에 50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김용춘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정책팀장은 "경영자 측이 노조와 '손배소를 걸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을 배임죄로 볼 수 있는지는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이고 불법파업이라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노조의 파업이 불법행위라면, 불법행위 시점부터 그에 상응하는 손해배상 채권이 회사에 발생한다"며 "그 채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의무 위반이고, 의무 위반으로 인해 회사가 손해를 입게 돼 논리적으로는 충분히 배임죄 성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유정 변호사는 "손배소 미청구로 기업인이 배임죄로 수사를 받거나 기소가 돼 처벌을 받은 예가 없다"고 밝혔다. 기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손배소를 안한 것이므로 법리적으로도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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