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대출 규제’ 영향 탓
“분양권 하락…주택시장 영향”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꺾이면서 투자 수요가 높은 분양권 시장도 타격을 입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권 시장이 당분간 하락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포함)은 올해(1~7월) 들어 53건 거래돼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5월과 7월에는 각각 5건, 3건 거래되는 데 그쳤다.
특히 서울 25개 구 중 강서구, 관악구, 광진구, 구로구, 금천구, 노원구, 도봉구, 성동구, 영등포구, 종로구, 중구, 중랑구 등 12개 구의 거래량은 0건으로 한 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은 2017년만 하더라도 월평균 721건 넘게 거래됐지만, 2020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월평균 거래량은 22건으로 전년(74건) 대비 30% 수준으로 줄었다.
동작구 A 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전매제한 기간을 강화한 데 이어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됐다”며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매물을 찾아내도 거래로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올해 들어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자 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분양권 매입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이달 셋째 주(15일 기준) 89.3을 기록해 2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2020년 9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및 성장관리권역과 지방 광역시 도시지역의 민간 택지 전매제한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일까지로 연장했다. 현재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최대 3년,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최대 5년으로 규정돼 있다.
거래절벽이 심화하면서 분양권 시세도 떨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공덕자이’ 전용면적 84㎡형 분양권은 지난해 9월 18억5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6월에는 3억 원 떨어진 15억5000만 원에 팔렸다.
은평구 증산동 ‘DMC 센트럴자이’ 전용 84㎡형 분양권은 2월 15억2650만 원에 계약서를 썼다. 이는 지난해 9월 17억2000만 원에 거래됐던 것보다 1억9350만 원 낮은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권시장이 부동산 경기의 선행지표인 만큼, 당분간 분양권시장을 포함한 부동산 경기가 내림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분양권시장은 향후 프리미엄을 계산하고 투자하는 개념으로 투자 고수들의 영역에 가깝다”며 “기존 주택시장보다 예민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분양권 가격이 하락하면 부동산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