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바이든표 학자금 대출 탕감책, 인플레에 기름 붓나

입력 2022-08-2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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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간선거 앞두고 1만 달러 탕감책 발표
연방정부 비용 부담 3000억 달러 전망
“인플레 0.1~0.3%P 상승시킬 수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학자금 대출 탕감책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던 학자금 대출 탕감책을 발표했다. ‘선심성’ 돈 풀기 정책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연 12만5000달러(약 1억7000만 원) 미만의 소득을 올리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학자금 대출 부채 중 1만 달러를 탕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혼 부부일 경우 연 소득 25만 달러 미만이 기준이다.

또한 저소득층 대상 연방정부의 장학금인 ‘펠 그랜트(Pell Grant)’를 받은 이들이 융자받은 대출금에 대해서는 2만 달러까지 채무를 면제해준다. 학자금 대출 상환액 징수율도 종전 10%에서 5%까지 내렸다.

탕감 혜택을 받지 못하는 대출자도 올해 말까지는 상환하지 말고 2023년부터 갚도록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시작한 이후 학자금 대출 상환 시점을 계속 미루다 아예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연장하고 대규모 탕감 계획까지 발표한 것이다. 당초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 제도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다. 미국 정부는 이날 발표된 방안에 따라 4300만 명이 혜택을 보고, 그중 2000만 명은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미국 주요 가계 대출 추이. 단위 조 달러. 검은색 자동차 대출, 분홍색 신용카드 대출, 하늘색 학자금 대출, 노랑색 기타. 출처 블룸버그.
미국 현지 언론은 이번 탕감책 규모가 전례 없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학자금 대출은 주택 대출을 제외한 가계 부채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6월 말 시점 학자금 대출 잔고는 1조5900억 달러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탕감책이 시행되면 연방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3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통 큰 민생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미 대출을 다 갚은 이들과의 형평성 문제는 물론 대출 탕감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웰스파고의 마이클 퍼글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학자금 대출 탕감으로 인플레이션율이 0.1~0.3%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퍼글리스는 “이 같은 새로운 물가 압력이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현재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놀라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동시에 경제가 이미 과열 영상을 보이고 있어 이러한 (물가상승) 위협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베스 에이커스 선임연구원은 “학자금 대출 탕감이 최근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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